국민정서 역행한 한국콜마 ‘사과문’ 결국 윤동한 회장 사퇴

7일 직원회의서 극보수 성향 유튜브 영상 틀어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 비난‧여혐 발언 담겨 9일 사과문 냈지만 진화는커녕 불매운동 확산만 키워

2019-08-11     김용철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막말·여성 비하 동영상 상영’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하고 사과했다. [사진 / 김용철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막말·여성비하 동영상 상영’ 논란에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1990년 일본의 화장품 전문 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한 지 29년 만에 회사 경영에서 손을 놓게 된 것이다.

지난 7일 직원조회에서 한국콜마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 비난과 여성을 비하하는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되며 파문이 확산되자 9일 사과문까지 내놨지만 오히려 불매운동만 부추긴 꼴이 되자 결국 윤 회장이 직접 나서 회장 사퇴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보복 이후 불매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최고경영자가 이 문제로 사퇴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막말·여성비하 동영상 상영’ 4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준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면서 “특히 여성분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콜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워낙 이번 유튜브 영상 논란이 국민정서를 건드린 터라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윤 회장은 “이번 일로 많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저의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화장품‧의약품 매출 2086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2208억원) 비중의 94.5%이다.

한국콜마 매출 구조는 수출 보다 내수 중심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보니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