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시인 명예문학박사 김철민<br>
아동문학가 시인 명예문학박사 김철민

11월은 부부의 달이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란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내외 분 이다 부부는 인생의 반려이면서 좋은 친구여야 한다. 친구라면 당연히 서로 도와야 하는 존재다 상처받고 고민 있을 때에는 격려의 말과 기쁠 때에는 함께 기뻐해야 하고 남편에게 아내는 그러해야만 하고 또 아내에게 남편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같이 직업일선에 뛰어들어 돈을 번다는 것은 예전에는 낮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면 남녀평등권을 주장하는 오늘날 현실에 맞지 않고 있으니 어쨌든 부부는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단순히 경제적 뿐이 아니라 일 하는데도 즉 정신적으로도 이 결합이 되는 바탕의 이해가 없으면 부부로서의 본분을 다한다고는 할 수는 없다.

가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경제적 협력이 필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으나 정신력 협력 다시 말하면 부부가 따로 따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서로 이해하는 것이 생활 향상의 의지에서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의 좋지 못한 습관으로 여자는 집을 지키면 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으나 실제 생활에 직면해서 여자도 직장이나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옛날에는 자식은 많고 먹을 것이 없을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에는 쥐꼬리만 한 생활비 50%를 잘라 저축하고 아이들 옷은 자투리 천을 사서 손수 지어 입히고 밀가루로 국수 수제비 깡 보리밥으로 주식으로 먹이고 자기 머리는 파머 한번 안하고 둘둘 감아올리고 아이들 머리와 남편의 머리까지 손수 깎으면서 손발이 닿도록 살아온 덕에 집장만 그리고 결혼도 시켰다.

오늘날 현실에는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가족의 구성원이 많이 달라져 출산휴가가 끝나갈 무렵 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엄마, 아이를 좀 맡아서 키워줬으면 좋겠는데 어쩌면 좋을까?’

어떤 날에는 제 어미의 출근 시간에 쫓긴 탓에 아직 잠에서 깨기도 전에 업혀오는 걸 볼 때 어미도 아이도 애처로운 생각이 들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래 내가 봐 줄게 돈이나 많이 벌고 행복하면 된다.

코로나로 시작된 올해도 벌써 달력이 두 장밖에 안 남았으니 세월은 유수같이 지나가고 체력은 한계가 있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고 갱년기도 지났는데 학창시절이 그리워 나도 울 엄마 생각이 난다.

요즈음 어려운 어려워지는 가정이 너무 많아 물가가 오르고 장보기도 겁나는데 어떤 아이는 내가 사달라고 조르든 장난감을 선물로 주시고 비싼 옷에 구두도 사주는 엄마가 부자일까 느낀다면 실수다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옛말 틀리지 않고 살아가면서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들이 이해가 간다.

가정의 중심은 어머니이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면 가정에 훈기가 없다

집은 아버지가 가꾸지만 집안은 어머니가 다스린다. 낳기만 한다면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그래도 제대로 기르고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어머니 얼굴에 주름살이 지고 근심 걱정이 그칠 날 없지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되고 기쁨이 나누면 갑절이 된다. 헌신이라면 몸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한다는 뜻이지만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은 결코 헌신이라고 들을 수 없다.

따라서 부부지간도 21세기 변해가는 한국의 사회에 많은 변화가 와 공평하게 지내기 위해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각자의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민주주의의 길이 열렸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조용한 말씨와 미소 예의바른 태도와 단정한 몸가짐을 갖춘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누구한테도 특히 남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자기대로의 실력을 갖춰 승진과 시험에 많은 합격률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학교에서나 관공서 그리고 백화점이나 미술관에서 가끔 밀레의 그림 ‘저녁 종’을 보게 된다. 이 그림은 시골에 젊은 농부가 그의 아내와 함께 넓은 들에서 일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저녁 종소리에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 많다 그것은 열심히 땀 흘리며 지은 농사가 잘 되어 풍년이 들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지 모르나 아니면 우리집 아이들 건강하고 공부 잘 하라는 기도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흙을 일구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붉게 물든 저녁놀에 비친 기도하는 그림속의 부부의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러면 은은하게 교회의 종소리가 나의 귓전까지 들려오는 듯 착각에 빠져들고 역시 부부의 행복은 자기의 마음과 내 마음이 서로 합해서 생각이 같으면 행복이 아닐까

여기에 있어 나는 다시 가정에서의 여성의 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여자가 다만 소비자고 그밖에 아무것도 아니라면 자기의 남편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무관심 할지 모른다.

그러나 남편의 신상에 어떤 일이 있어도 원망하지 못하고 반대로 언제나 남편 일을 이해하고 어떤 의미에 있어 조력자라면 이런 범죄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또 남편의 생각을 반성시킬 수 있다 생각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여성 쪽이 보다 더 정신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편의 일을 이해할만한 지식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는 일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위 겉모양의 아름다움에만 신경을 쓰는 귀족 계급의 부인들에게는 하루아침에 바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선 남자가 노력을 해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들은 오늘날 부인에 대해 그 자각을 요망하는데 비단 거리에 나가는 것만이 좋을 수 없다 이런 가정부인은 남편의 일을 상당한 정도로 이해하고 진실하게 착하게 함으로 직 간접으로 사회생활을 살찌게 문화 향상에 이바지 한다.

참된 부인의 해방은 투쟁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는지 아니면 실제의 힘을 이해시키고 그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쪽이든 부인을 스스로 소중히 여겨 선한일은 용기를 내고 악한일은 외면하고 자각해서 일하지 않으면 능률이 안 오른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일 을 한다는 것은 비단 물질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남을 배려하며 사는 것도 가정부인으로서 능동적으로 남편의 일을 서로 도와가면서 가족 사랑의 커다란 공동체의 일원으로 좋은 얼굴로 잘 사는 것이 사랑하는 부부의 얼굴이다.

밝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은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고 내가 하는 일이 밝은 생각에서 우러난 행동인지 뒤돌아보고 우리 부부는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화목한 가정을 꾸미고 힘써야 되고 따뜻한 말 한마디는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소망의 닻이 되어 잠든 에너지를 태우게 하지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때문에 평생 가슴을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다보면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 적극적 삶을 살게 된다. 남의 눈에 아름답게 비치는 것은 그 사람의 장점이지만 항상 내 마음에 비추어서 남의 착한 마음을 헤아려 보는 자세에서 출발하여도 때는 늦지 않을 것이니, 흠집은 내지 말고 아름답고 착하게 살자.

11월은 부부의 달이고 11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는 본래 타인이고 당연히 자란환경도 다르다 결혼생활은 타인끼리 사는 공동작업이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는 노력과 인내의 여행이다 그러나 남녀 두 사람이 하나가 된 깨알 같은 신혼부부부터 내 나이 70이 넘으니 지금은 주름진 얼굴과 백발의 머리가 된 노부부의 멋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워 이렇게 즐기고 건강하고 행복하면 훌륭하잖아!

초근모피로 이어가던 보릿고개시절은 우리 민초들의 삶의 애환을 우리부모님들이 다 겪고 돌아갔으니 이제는 자식들이나 손주들이 잘 먹고 욕심안내고 잘 살면 되고 이웃이 불행할 때 위로해주고 어려움이 처해 있을 때 서로 돕고 협조하는 정신으로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은 봉사정신이다 남이 모르게 소리 없이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은 언제나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오늘은 부부의 날이다 남편들은 오늘만이라도 케이크를 사들고 탁자위에서 축배의 와인 한잔을 같이하고 따뜻한 격려 한 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고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 대화를 원활하게 하고 자신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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