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려 관세음경’ 등 5점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


-국내 유일 고려시대 관세음경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
-조선 최초 활자 계미자로 인출된 풍수지리서 ‘지리전서동림조담’
-전존본 中 가장 많은 권수 삼성미술관 리움소장본 ‘송조표전총류’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16~17세기 대표하는 고급백자 2점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호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국내 유일한 고려시대 관세음경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 조선시대 최초의 구리활자인 계미자로 인출된 풍수지리서 ‘지리전서동림조담’ 전존본 中 가장 많은 권수로 지정 신청한 삼성미술관 리움소장본 ‘송조표전총류’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호’, ‘백자청화 매조죽문 호’ 2점의 고급백자를 국가문화재로 신청한다고 1일 밝혔다.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은 우리나라 관음신앙의 근본 경전으로 본래 ‘연화경’ 28품 중 25품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독립된 경전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많이 간행됐다. 본 신청본은 전체 4장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권말제(卷末題) 맨 끝에 ‘지원12년을해2월일 산인선린사’라는 연대 및 간행 기록이 포함 되어 있어 고려 충렬왕 1년(1275년)에 산인선인이란 스님이 간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번 신청본 ‘지리전서동림조담’은 중국 오대(五代, 907~979)에 살았던 범월봉(范越鳳)이 편찬한 풍수지리서이다. 이 책은 모두 2권 1책이며, 내용은 상권 10편, 하권 14편으로 총 2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과거시험 음양과의 초시와 복시 그리고 취재의 과목에 포함되어 있는데 모두 임문고강(臨文考講)으로 시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본이 극히 드물어 국립중앙도서관에 훈련도감 목활자본, 원광대에 사본, 성암고서박물관 소장본이 확인될 뿐이다. 이 책은 계미자로 인출된 조선시대 초기의 활자본이라는 점은 물론 매우 드물게 간행된 풍수지리서이므로 국가문화재로 지정 관리할만하다고 판단된다.

‘송조표전총류’는 각종 국가의 의전(儀典) 등에서 제왕에게 올리는 표(表)와 전(箋)의 작성에 참고하기 위하여 송나라에서 작성된 표전 중에서 모범이 될 만한 것을 모아 의전의 모든 유형별로 분류해 편찬 간행한 책이다. 총류란 모든 종류를 총합(總合)했다는 뜻이다. 이 책은 매우 희귀해 전본(傳本)이 거의 없으며, 남아 있는 것도 잔본(殘本)일 뿐이다. 또한 중국 쪽의 기록이나 목록에도 이 책의 제목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호’는 표면에는 철화안료를 사용하여 양면으로 매화와 대나무를 그려 넣었고, 매죽문 사이에는 조선 중기 문인인 이정구(月沙 李廷龜, 1564~1635)의 오언절구 ‘취서병면’의 구절인 ‘수구능천토, 수시임탁청, 중허족용물, 질백견천성’을 2구씩 필사했다.

이 항아리는 형태에 있어서 접동법(接胴法)으로 제작된 당대 신형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시명 백자들에 인용된 시가 대부분 중국의 시구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과 달리, 원본의 출처가 분명한 조선 유명 문인의 시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백자의 문양으로 채용됐다는 점에서 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백자청화 매조죽문 호’는 조선전기 청화백자에서 유행한 매조죽문으로 두 줄기의 매화 가지와 대나무를 배경으로 네 마리 종달새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종속문양대를 따로 두르지 않고 기면 전체를 화폭으로 삼아 세밀하게 묘사한 회화적인 표현 수법이 특히 뛰어나다. 이 항아리는 국보 170호 ‘백자청화 매조문 호’와 국보 219호 ‘백자청화 재죽문 호’와 비교되는 유물로서 특히 종달새를 생동감있게 표현한 점은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우며, 푸른색과 검푸른색의 2가지 색채의 청화안료를 사용한 점 또한 돋보이는 특징이다.

한편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이번 국가문화재 신청으로 서울시에 소재한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더 드높이고자 하며, 나아가 서울시의 문화재를 제도적으로 다양하게 보존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은남편집위원 enhanok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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