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사태 글로벌 완성차 판매 감소 타격
회사 위기에 노사간 한발 양보하며 위기 공감대 형성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2차 교섭 현장.  ⓒ현대차노조 지부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2차 교섭 현장. ⓒ현대차노조 지부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르노삼성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줄면서 완성차 업계는 힘겨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를 넘겨가며 이어왔던 임단협이 해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되며 한시름 덜었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은 항상 노조와 사측간 힘겨루기로 해를 넘기기 일쑤였다. 기본급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노사간 신경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노사간 기본급 동결이라는 잠정합의안을 내며 임단협을 해를 넘기지 않고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사측 압박 수단 기본급, '동결'로 대승적 차원 결단

그동안 노조는 기본급 인상 카드를 꺼내들며 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했지만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완성차 업체 노조는 한발 물러서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이는 올해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 감소로 구조조정이 본격화 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 역시 허리띠를 졸마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무리하게 기본급 인상으로 사측을 압박하는 것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하는 모습을 보이며 위기를 해쳐 나가겠다는 노조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쌍용차는 지난 4월 완성차 5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합의를 이뤘다. 쌍용차는 2010년 이후 11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두번째로 업계 맏형인 현대차가 지난 9월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올해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2.8% 찬성률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기아차도 지난 2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미래차 준비와 자동차산업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섭타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노사가 공감하고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는▲기본급 동결 ▲성과금 150%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으로 앞서 현대차 노사가 이미 합의안을 가결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노조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는 만큼 가결 가능성에 예측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대차 잠정합의안 찬성이 가까스로 넘은 만큼 기아차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알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지엠도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한국지엠 노사 양측은 지난 7월 2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26차례 교섭을 가졌으며, 지난 12월 10일 ▲ 2020년 성과급 4백만원과 ▲생산 투자 및 내수판매 향상 계획 등을 담은 미래발전전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어 18일 양일간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총 7,304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율 54.1%(3,948명)로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사진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가운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사진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가운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지엠

 

또 해 넘기는 르노삼성 임단협…노사, 임금협상 제시안 입장차 커

유일하게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완성차는 르노삼성자동차 한곳만 남았다. 현실적으로 올해 교섭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적어 결국 해를 넘기며 이어나간다.

최근 사측은 노조에 내년 1월 초 본교섭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과 일시금 700만원 지급, 노조 발전기금 12억원 출연, 휴가비ㆍ성과급 인상 등을 요구한 상태다. 사측은 기본급 인상과 과도한 일시금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사간 입장차가 커 9월 이후 3개월간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내년 교섭에서 제시안을 마련해 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노조는 다음 달 8일과 9일, 11일과 12일 등 4일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사측 압박에 나섰다.

르노삼성 노사는 매년 임단협 협상을 해를 넘기기 일쑤였다.  2018년 임단협은 지난해 6월 최종 타결됐고, 2019년 임단협은 올해 4월 최종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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