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민국의 건강한 소통을 촉진하는 민주주의 안내서

공론화의 이론과 실제, 저자: 은재호, 출판사 박영사, 정가 3만원

[시사프라임/박선진 기자] 출판사 박영사는 공론화의 역사적 연원과 이론적 근거를 논증하며 건강한 공론 형성과 진단에 필요한 실행 전략을 단계별 매뉴얼로 정리한 공론화 가이드 북, ‘공론화의 이론과 실제’(은재호 지음)를 출간했다. 이 책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로 87년 헌정 체제의 폐기를 주장하며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 정치 활성화를 제시한다.

민주주의는 소통이다. 미래 공동체의 협력과 통합은 건강한 소통에 있거니와, 건강한 소통을 촉진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건강한 공론장의 형성과 유지에 있다. 그를 위한 실천 전략으로 이 책은 다수결의 함정을 경계하는 시민 공론장의 형성을 제안한다. 대의민주주의든 직접민주주의든 다수결을 맹신하는 모든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포퓰리즘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신고리 원전 공론화’ 등 중앙과 지방의 다양한 시민공론화에 참여하며 한국 행정연구원 은재호 박사가 획득한 경험적 자료를 이론적 전망과 결합해 풀어낸 소산이다. 그래서 이 책의 기저에는 하버마스가 제기한 ‘소통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실행 전략이 바로 공론화라는 주장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이 책이 다른 이론서와 구별될 수 있는 지점은 서구 이론의 소개와 도입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맥락에 조응하는 공론화 실행 모형과 적용 기법을 탐구하는 경험적 분석에 있다. 저자 은재호는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하고 고등사범학교(ENS-Cachan)에서 정책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에는 국무총리 산하 한국 행정연구원에 재직하면서 튀니지 총리실 정부혁신 자문관(파견)과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지원국장(파견) 등을 역임했다. 진영 논리로 무장된 편협한 세계관들의 적대적 양극화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출구가 ‘건강한 공론장의 형성’이라는 믿음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투명하게 검증되는 공론장의 건강함이 보장돼 시민들의 직접 참여가 종종 범사회적 의사 결정의 교착을 타개하는 합리적 절차로 작동되는 대한민국, 공론화를 통해 정제된 여론을 표집할 수 있는 건강한 소통의 대한민국이 되는 그날까지, 저자는 이 책이 “한국 정치 엘리트 카르텔의 지대 추구 행위를 제어하며 대의의 품질을 높이고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통합적 리더십의 실천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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