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진 /시사프라임DB]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진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밑빠진 독’처럼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 지난 3일 100원 오른 것을 제외 장중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7거래일째 하락하며 6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 기간 8.8%(5900원) 급락했다. 이날 오후 1시 10분 현재 6만600원에 거래 중으로,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때 ‘국민주’로 불리우며 개미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지금 삼성전자를 보는 눈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에 차 있다.

8만원대에 들어가 10만 전자에 기대감을 가졌던 한 개인 투자자는 “지금 주가는 삼성전자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며 “6만원선이 무너진 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 투자자의 삼성전자 수익률은 –26%이다.

‘10만 전자’까지 외치며 매수를 적극 권장했던 증권사들의 전망은 ‘헛발질’로 점쳐진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매수 시점을 낮게 잡으며, 대형 M&A 등 이슈가 있지 않는 한 반등은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우려와 미국의 긴축 가속화 공포가 시장을 엄습하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왜 맥을 못추고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드는 대목이다. 메모리반도체 1등 기업으로 각인된 삼성전자 앞날은 위기이다. 주가 하락을 보듯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GOS논란’ 수율문제 등 그동안 강점으로 여겨졌던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대형 M&A 시계도 하만 인수 이후 멈춰선지 오래다.

삼성전자 주가 반등의 열쇠는 대형 M&A로 모아진다. 그래서인지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유럽 출장길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은 5년간 45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 부회장은 오는 18일까지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을 방문한다. 이번 이 부회장의 출장길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대형 M&A 소식이다.

최근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이 부회장은 “숫자는 모르겠고 (투자는)그냥 목숨 걸고 해야죠.”라는 말을 남겼다. ‘목숨을 건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것으로, 이번 출장길이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어찌됐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가지고 돌아와야 하는 절박한 심정이 현재 삼성전자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놓고 TSMC와 격전을 치루고 있다. 올해 ASML의 EUV 출하량 51대 가량이다. 시장에선 삼성은 18대, TSMC가 22대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UV 확보를 얼마나 하느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TSMC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2.1%로 1위, 삼성전자는 18.3%로 2위로 양사의 격차는 3배 가량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후발주자로 TSMC 점유율을 따라잡기가 어려운 것을 넘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면서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1위에 올라선다면 ‘기적’”이라고 말했다.

M&A도 논의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네덜란드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독일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영국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ARM이 본사를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18일 국내로 귀국한다. 어떤 보따리를 풀지, 이 부회장의 입에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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