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빅스텝 0.50%p 인상에 기준금리는 2.25%
차주들 대출이자 부담에 금리 갈아타기 고민 '역력'
박원갑 "금리인상 랠리 마무리돼야 주택가격 하락할 것"

서울 상왕십리 인근 지역 아파트.  [사진 / 시사프라임DB]
서울 상왕십리 인근 지역 아파트.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임재현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포인트(p) 오르는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를 두고 부동산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차주 역시 속이 타들어 갈 것으로 여겨진다.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이번 기준금리 이상으로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50%p 인상했다. 이에 연 1.75%였던 기준금리는 2.25%로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저금리 시대에선 차주들이 부동산 대출에 적극 나섰지만 금리 인상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은평구에 사는 고민수(남‧41세)씨는 2년 전 한 시중은행에서 3억원 주담대를 받았다. 저금리 시대에선 이자 부담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이자가 오른 것을 보고 한숨만 나온다고 한다. 고씨는 월 약 151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8만원에서 22만원 가량을 더 내고 있다. 

고씨는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실제 크게 느껴지고 있다. 아내와 상의해 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차주 역시 이번 금리 인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영빈(남‧ 37세)씨는 “올해 9~10억원 사이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중이다. 5억원의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솔직히 이자 부담을 생각하니 전세나 월세로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달(6월) 아직 거래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긴 하지만 907건에 그쳤다. 3~5월 1천건 이상 회복세를 보인 것과는 대족이다. 특히, 지난 2월(813건) 월간 매매량이 역대 처음으로 1천건을 밑돌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박 위원은 “향후 1년간 주택시자에서 금리가 최대변수다”며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돼야 주택가격 하락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은 전세대출을 받아 은행에 이자를 내기보다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도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고가 전세를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세 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월세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동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한재복 대표는 “아파트 매수 문의가 2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균 4~5건씩 있었다면 요즘은 매수 문의가 1~2건에 그치고 있다”며 “집주인도 매도를 거둬들이거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해 내놓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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