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배부열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장 리스크 및 대응방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디지털 혁신 당면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배부열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장 리스크 및 대응방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디지털 혁신 당면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사진=금융위원회]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지난 21일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22일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일제히 발표했다. 양 이틀간 4대금융사들의 실적 발표의 큰 줄기 중 하나는 대손충당금을 큰 폭으로 늘린 것에 있다.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정치권 및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아둔 것이다. 

먼저 KB금융의 2분기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3331억원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463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6.6% 증가한 액수다.

신한금융의 2분기 대손충당금은 3582억원이다. 전분기(2436억원) 대비 47%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상반기 6018억원을 쌓으며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누적 1,846억원의 대규모 선제적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선제적 대손충당금을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6%(2,168억원) 증가한 4,222억원에 달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4969억원이다.

이처럼 4대 금융사들이 대손충당금을 큰 폭으로 늘린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김종현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주문한 게 더 큰 이유라는 업계의 반응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할수록 부실채권 비율은 감소하게 마련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92.7%로 2020년 5말(152.9%)에 보다 39.8%p 늘었다. 반면 이 기간 부실채권 비율은 0.50%로 2020년 말(0.64%)보다 줄었다.

지난해 말까지 시중은행들이 쌓은 대손준비금과 대손충당금은 총 37조6000억원 가량이다. 전년 대비 약 1조7000억원 가량 불렸다.

이 기간은 한창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다. 금리 상승 시기와 맞물리며 가계대출 및 소상공인 대출 등 대출이 증가하면 부실채권이 늘어나기 때문에 충당금을 늘리게 마련이다.

특히 올해 고금리와 하반기 고정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부실대출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즉, 가계부채 지속적인 증가와 소상공인 대출의 경우 이자만 갚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는 마당에 금리 상승으로 인한 파산하는 가계 및 소상공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손충당금을 쌓아 대비하는 이유다.

은행들은 이번 대손충당금을 최대치로 쌓았다고 자평한다. 서영호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은 지난 21일 컨퍼런스콜에서 “보수적인 미래 경기 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해 약 1210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으로 봐도 충당금을 최대치로 쌓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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