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반값치킨' 내놓고 '친킨런' 현상에 반색
고객 붙잡기는 성공한 듯 전체 매출 증가는 지켜봐야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  [사진=고객 제공]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 [사진=고객 제공]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유통업계가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할인전’ 등 가성비 위주의 제품들을 속속히 선보이며 집나간 토끼 잡기에 나섰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마리당 6000원대 ‘반값치킨’을 내놓으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객 잡기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성장 속 침체위기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강자인 대형마트의 생존전략이 이번 ‘반값치킨’ 공세를 시작으로 단골 고객을 넘어 발길을 끊었던 소비자들이 유턴할지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 고물가 시대, 얇아진 지갑에 장보기가 무섭다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돌려야하는 유통업계 특히, 대형마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산업통상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분기 대형마트는 방문객 감소가 이어지며 구매건수는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및 구매 건 감소 대형마트, 고객 붙잡기에 '반값치킨' 들고 나와 

대형마트 매출 가운데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 탓에 가뜩이나 온라인에 뺏겼던 고객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대형마트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열며 고객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가성비를 앞세운 6990원 치킨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이마트, 롯데마트 역시 ‘반값치킨’ 대열에 합류하며 문 열기 전에 줄을 서는 ‘치킨런’ 현상까지 벌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트 관계자는 “고객을 오랜 시간 매장에 잡아둬야 하는데 고물가 시대가 매장 발길을 줄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반값치킨’이 ‘미끼상품’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게 만드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본지는 한 대형마트 매장을 직접 방문해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일찍부터 매장을 방문했 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동대문구에 사는 이매리(여, 41세)씨는 “남편과 함께 치킨 판매 1시간 전부터 방문했다. 줄 서는 시간이 길어 힘들긴 하는데 남편이 줄 서는 대신 저는 다른 상품 구매에 나섰다”고 했다.

◆로우 볼 테크닉 마케팅 기법 동원…전체 매출 증가는 지켜봐야  

‘치킨런’ 현상이 고객 붙잡기는 일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펜데믹 시대 온라인 비중이 확대되며 발길을 끊었던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게 되고, 다른 물건 가격도 싸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서는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저렴한 ‘미끼 상품’을 먼저 보여줘 구매 의사를 갖게 한 뒤 비싼 상품으로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인 로우 볼 테크닉(Low ball technic)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와 2분기 고객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은 대형마트가 고객 유인책으로 들고 나온 이번 ‘반값치킨’ 행사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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