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표 교육학 박사
최광표 교육학 박사

인간은 지구상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 중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관리, 창조, 투자, 거래, 설계를 하기 때문에 “시간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명언으로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라고 하였고, 나폴레옹(Napoleon)은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친 불행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라고 하였으며, 하비스(Havis)는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리어 산다’라고 하였다. 또한 미국 애플사의 창업자로 아이폰을 출시하여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자’라는 구호를 좌우명으로 삼고 거울에 붙여 놓고 매일같이 읽었다고 한다.

시간의 속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시간은 무형의 반복 자산이다. 시간은 자연으로부터 모든 생명체에게 살아있는 동안 무료로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자산이다. 자산의 분류는 물리적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경제적 활동을 포함하여 모든 활동에 사용하는 시간은 식별 가능한 물리적 실체가 없기 때문에 무형자산에 속한다.

둘째, 시간은 무한한 가치를 만든다. 시간의 가치는 질적 가치와 양적 가치로 구분할 수 있다. 숙련된 기술자나 전문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시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노동의 질적 시간가치를 높게 만든 사람들이다. 서양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오는 포도주의 가격은 숙성 시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가격이 비약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시간으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간은 사용 목적과 방법에 따라 무한한 가치를 만든다.

셋째, 시간은 멈추게 할 수가 없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 그 자체 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 그러기 때문에 시간은 흐름에 따라 일일, 주간, 월간, 연간의 숫자적 변화와 더불어 계절의 변화가 순환되고 있다. 이와 같이 시간이란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무한히 연속되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

넷째, 시간은 생명체별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자연수명은 세포 성장 기간의 4배로 알려졌다. 인간의 세포는 25세까지 성장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계산해보면 인간은 100세까지 살 수 있다. 한편, 기독교의 성경에 나타난 인간의 수명은 120세 까지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인간의 수명은 자연수명 외에 평균수명(약78.5세)과 활동수명(약80세) 및 기대수명(약100세)등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다섯째, 시간은 심리적 속도가 다르다. 시간이 흘러가는 자연적인 속도는 일정함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느끼는 속도는 각 개인의 연령, 감정, 상황, 활동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심리적 속도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적은 아동보다는 나이 많은 어른의 심리적 속도가 빠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성인의 경우라 할지라도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았을 경우보다는 살아갈 날이 적을 때 시간 흐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진다. 또한 고통스러울 때보다는 기쁜 순간의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고, 일할 때 보다는 휴식을 할 때 시간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

여섯째,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부와 명예와 권력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지만 시간은 국경과 인종과 신분을 초월하여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러나 오늘날 개인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과 조직업무에서 시간사용의 자유도(自由度)가 높아지면서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미래가 바뀌고 있다.

한편, 인간의 시간 활용 유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간의 관리자, 시간의 창조자, 시간의 투자자, 시간의 거래자, 시간의 설계자, 그리고 시간의 여행자 등의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인간은 시간의 관리자이다. 시간관리는 시간사용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고 실행결과를 분석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말한다. 제한된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는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유능한 시간의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원칙, 기술, 도구를 사용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인간은 시간의 창조자이다. 시간창조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제공되는 시간에 더 많은 활동을 위하여 창의적으로 시간을 획득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인생의 목표를 지혜 획득, 시간 획득, 행복 획득이라고 말함으로써 시간을 창조적으로 획득하여 사용할 것을 강조하였다. 전문가나 숙련 기술자는 동일한 시간에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시간을 창조한 것이다. 또한 건강관리를 잘하여 수명을 연장하여 오래 사는 것도 시간을 창조적으로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업가가 전용기를 구매하여 하루에 한 곳을 갈 수 있었던 일정을 하루에 여러 곳을 간다면 그는 더 많은 곳에 가기 위하여 돈으로 시간을 창의적으로 획득한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시간의 창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한된 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 건강관리, 탐구학습, 연구개발, 수단확보 등을 통해 전문성과 숙련도와 일처리 속도를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인간은 시간의 투자자이다. 시간투자는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무형 자산인 시간을 투입하여 수익을 만드는 생산적 활동이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는 24시간으로 한정되어 있으나 사람에 따라서 시간의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각 개인별로 달성하는 결과는 천차만별(千差萬別)하다. ​전문가나 숙련기술자는 시간투자를 통해 단위시간당 노동의 가치를 올리는 사람들이다. 운동은 시간투자를 통해 체력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고, 자기계발은 시간투자를 통해 자신의 미래가치를 향상시키는 활동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시간의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낭비와 허비의 시간을 최소화하여 가치 있고 생산성 높은 일에 시간을 투자하여 성과를 올리고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데 활용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인간은 시간의 거래자이다. 시간거래는 시간의 양적ㆍ질적 가치를 계산하여 교환하거나 팔거나 사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시간거래는 일상생활과 사회활동과 조직업무에서 이루어지는 만남, 모임, 회의, 행사 및 고용 등 모든 활동에서 이루어고 있다. 시간은 양적으로 동일하더라도 전문성과 숙련도에 따라 시간의 질적 가치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양적 가치와 질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공정한 거래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정한 시간의 거래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의 양적 가치와 질적 가치와 상대방의 시간의 양적 가치와 질적 가치를 존중하여 공평하고 올바른 시간거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인간은 시간의 설계자이다. 시간설계는 주어진 삶의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행복하게 살 것인가를 미리 설계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일과별, 일정별, 그리고 활동별로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시간설계를 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명한 시간의 설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소비시간과 낭비시간 최소화하고 긴급성과 중요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여 일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인간은 시간의 여행자이다. 시간여행은 넓은 의미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경험하는 생애주기를 말한다. 생애주기는 연령별로 구분할 수도 있고 성장단계로도 구분할 수 있다. 발달심리학자인 에릭슨(Ericsson)은 생애주기를 영아기, 유아기, 학령전기, 학령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 등 8단계로 나누고 있다. 진화론(進化論)을 주장한 다윈(Dawin)이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 아니라 적응하는 종이 살아 남는다‘고 하였듯이 인간은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성장단계를 통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경험하고 끈임 없는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 따라서 행복한 시간의 여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에서의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워라벨(work life balance)‘이라는 말이 있듯이 장수 시대에 걸맞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시간설계를 통해 노동과 휴식과 여가의 균형을 이루는 시간의 여행자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시간을 관리, 창조, 투자, 거래, 설계를 할 수 있는 시간의 동물이다. 시간을 지배하면 삶의 승자가 될 수 있지만 시간의 지배를 받으면 삶의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자 시간의 동물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자부심과 자신감과 적극성을 가지고 유능한 시간의 관리자, 창의적인 시간의 창조자, 성공적인 시간의 투자자, 공정한 시간의 거래자, 현명한 시간의 설계자, 그리고 행복한 시간의 여행자가 될 수 있도록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제한된 시간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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