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가가 발목 잡아
최근 주식시장 침체기에 IPO시장 한파 영향도
2차전지 분리막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상장 이후 주목

더블유씨피 청주공장.  [사진=더블유씨피]
더블유씨피 청주공장. [사진=더블유씨피]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 더블유씨피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과 관련 비교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해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증시 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상장 철회’ 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대감이 높았던 더블유씨피 역시 얼어붙은 IPO시장에서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오는 9월30일 상장 강행에 나선 더블유씨피가 침체된 주식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측은 코스닥시장 상장공모를 통해 조달된 공모 자금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청양 흥행 부진에 기업가치 하락 

일반청약 경쟁률은 7대 1에 그치며 모인 증거금은 3915억원에 불과했다. 하반기 최대어 중 하나로 믿었던 더블유씨피마저 청약 흥행 부진이 이어지자 IPO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약 부진 원인을 꼽자면 비교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국내 분리막 시장은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곳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피 2개사에 불과하다.

앞서 성일하이텍,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더블유씨피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5월 상장한 첫날 21만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전일(22일) 종가 기준 6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 4개월 기간 주가가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

주식 시장 자체가 하락장인 국면에 IPO시장 자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박사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IPO시장 자체가 주식 시장 침체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변동폭이 IPO 같은 경우 일반 상장보다 2배 정도 높은 편이다”며 “시장 지표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현재 주식 시장이 안 좋다 보니 투자자를 설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카카오 주가가 반토막 났듯 사실 지금 주식 시장이 하락세이기 때문에 상장 해봐야 시장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상장 철회’가 이어지거나, 청약 흥행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는 한때 3조4000억원까지 전망됐다. 하지만 주식 하락장 속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몸값 눈높이를 낮춰야했고, 공모가를 희망가보다 25~40% 낮춘 6만원으로 결정됐다. 기업가치도 2조원대로 줄었다.

◆공모자금, 국내외 생산라인에 투자

공모자금은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사측은 6월17일 공시를 통해 분리막 생산라인 증설에 87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 가운데 5762억원을 상장 과정에서 발행한 신주를 통해 조달키로 했었다. 시장이 급변하며 공모자금 조달 계획 눈높이를 4150억원으로 낮췄다.

2023년까지 충주공장 내 생산 및 코팅 2개 라인 증설에 1400억원이 투입되고, 2024년까지 유럽 내 생산 8개라인, 코팅 16개라인 규모 공장신설에 72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공모자금 외에 부족한 자금은 회사 자체 현금 1400억원, 은행차입금 및 회사채 발행으로 315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더블유씨피측에 따르면 충주 공장 내 유휴 부지에 생산 7,8 라인 및 코팅 7,8 라인을 신규 증설할 예정이다. 2023년 내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향후 미국 및 유럽의 완성차 구성부품의 내재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인 가운데 헝가리 공장 부지로 니레지하저시 남부 산업단지에 약 82만㎡의 토지 계약을 체결하고 2년 뒤인 2024년 내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분리막 수급 추이 전망 [그래픽= SNE Research]
글로벌 분리막 수급 추이 전망 [그래픽= SNE Research]

◆전기차 성장→2차전지 분리막 성장…재무지표 개선  

2차전지는 주로 IT기기에 사용되어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었다면 최근 EV용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배터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분리막은 배터리 제조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분리막 생산 국내 2위 기업이다.

EV 및 배터리 밸류체인 전문 시장 조사업체인 SNE Researchd에 따르면 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32.4%의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221GWh에 달했던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2030년 3,670Gwh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분리막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와 ESS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수요는 2020년 165GWh에서 2030년 3,568GWh로 연평균 36%의 성장이 전망되는 반면, 같은 기간 공급은 489GWh에서 3,112GWh로 연평균 20%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씨피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820백만㎡에서 2024년말까지 2,390백만㎡로 연평균 42.8%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성장과 2차전지 분리막 시장성이 매우 높다. 청약 부진으로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이른 평가일 수밖에 없다”며 “상장 이후 실적이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경우, 회사의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EBITDA 및 EBITDA이익률을 따져봐야 한다.

2019년 17.3%를 기록한 이후 2021년까지 30%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 반기 기준으로도 33.9% 증가하고 있다.

재무지표는 2020년 악화되다 지난해부터 재무안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부채규모 감소, 이자비용 감소, 영업현금흐름이 확대돼 재무안전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더블유씨피 관계자는 “금번 기업공개를 위한 공모 시 유입되는 신주모집 자금은 당사의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추가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2021년 전환사채 중 83% 수준인 2104억원이 일반보통주로 전환됨에 따라 2021년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2020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중 발행한 전환사채 전량 보통주 전환됨에 따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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