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2022년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욜로족과 리치족의 한 끗 차이
소득 상위 10% ‘리치 싱글’ vs 욜로 라이프 ‘일반 싱글’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전례 없는 1인가구 포화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가구의 형태 속에서 ‘리치 싱글’ 족이 등장해 이목이 쏠린다.

'리치싱글'은 한국 전체 가구 중 가구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30~49세의 1인가구로서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가치관을 가진 일반싱글과는 반대의 입장이다.

1인가구 2년 차인 비혼주의자 김 씨(29)는 <시사프라임>과의 인터뷰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너무 편하다”라며 “비혼주의자 생활 가운데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과 독립해서 혼자 지내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시점에 굳이 결혼할 사람을 찾아 함께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리치 싱글족에 대해 “늘 고민인 거 같다. 욜로족을 지향하지만, 독립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장래 대비에 관심을 두게 된다”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1인가구 6개월 차에 접어둔 이 씨(33)는 “계획을 가지고만 있다가 연초에 독립을 준비하면서 장래 대책을 세웠다”라며 “가족을 부양하지 않는 상황이라 투자나 저축성 보험을 들고 있는데 요즘 펀드도 알아보고 있다”라고 리치 싱글족의 핵심인 분산투자 형태를 보였다.

 

2022.10.4. KB금융그룹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른 <1인 생활 지속 의향/미의향 이유 TOP5> [그래픽=이은지 기자]

KB금융그룹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1인가구가 혼자 생활을 지속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가 편해서’로 응답자의 61.3%가 동의하였고, 이는 2020년 조사 대비 2.7%P 증가한 수치다. 이외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못 만날 것 같아서’(15.2%), ‘결혼 생각이 없어서’(6.9%), ‘경제적 독립이 가능해서’(6.2%) 등의 순이었다.

또 향후 1인 생활을 지속하려는 계획은 ‘1~4년의 단기’가 가장 많아 40.9%를 차지하였고 이는 2020년 36.2%에 비해 4.7%P나 증가하였다. 반면 ‘10년 초과 장기간’을 혼자 생활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37.4%로 2020년 대비 6.7%P 감소하였다. 1~4년의 단기간을 혼자 살겠다는 응답은 증가하고 10년 초과 장기간 혼자 살겠다는 응답은 감소하여, 장기적으로는 1인가구를 탈피하고자 하는 의향이 컸다.

1인가구 6개월 차를 앞둔 박 씨(28세)는 늘 욜로족에 대한 꿈을 가졌다고 밝혔다. 박 씨는 “욜로족이 ‘오늘만 살 것처럼’ 소비를 아무렇게나 하는 이미지가 강한데 내가 번 돈으로 나를 위해 쓰는 ‘내돈내산’ 라이프를 사는 것이다. 고정 저축을 안 하는 것일 뿐”이라며 “현재 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 내에서 취미·여가 생활에 더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박 씨는 리치싱글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투자, 펀드 등의 고위험상품은 전문가의 의견, 조언만을 참고로 맡기기에는 어려운 일”이라며 “자산은 직접 관리해나가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2022.10.4. KB금융그룹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른 리치싱글과 일반싱글의 수입/지출 관리 여부 비교 [그래픽=이은지 기자]
2022.10.4. KB금융그룹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른 <리치싱글과 일반싱글의 수입/지출 관리 여부 비교> [그래픽=이은지 기자]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리치싱글은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본인 자신과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해둔 재무 목표가 있는지’의 여부를 질문한 결과 리치 싱글의 49.7%가 있다고 응답하여 일반 싱글의 28.8%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여 구체적인 목표하에 자산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 기간을 고려하여 장기와 단기로 나누어 관리’하는 비율도 일반 싱글(20.1%) 대비 리치 싱글이(35.1%) 높아서 체계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리치 싱글’은 ‘일반 싱글’ 대비 현재의 수입과 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리치 싱글의 65.7%가 현재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것에 비해 일반 싱글은 55.8%로 리치 싱글이 현재의 소비와 지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리치 싱글은 미래의 은퇴 후 삶에 대해서도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는 경우가 일반 싱글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은퇴 전 목표 저축 금액을 가지고 국민연금 수령 전 소득 공백기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리치 싱글의 18.7%는 준비 중이라고 응답하여 일반 싱글(8.8%)보다 상대적으로 노후 자금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1인가구는 2021년 7백2십만 가구로 사상 최초로 7백만 가구를 돌파하며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33.4%)을 차지하였고 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였던 4인 이상 가구(4.0백만 가구)의 1.8배 수준이다. 과거 5년간 가구별 가구 수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1인 가구의 경우 5.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4인 이상 가구는 -3.2%로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1인 가구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전례 없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일상생활과 금융생활이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발맞춤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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