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가 지난 13일 한진그룹이 발표한 ‘한진그룹 중장기 Vision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KCGI는 18일 입장문에서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보호를 위한 위기 모면을 위해 급조된 임기응변”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KCGI는 “위기의 본질은 외면한 채 단기차입금 증가와 자산재평가라는 수단으로 상법상 감사제도를 무력화하고,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방안 등으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쉽다”고 진단했다.
KCGI가 한진그룹 및 한진칼의 경영발전을 평가절하한 이유는 KCGI가 제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한진그룹 중장기 Vision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에 대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KCGI는 “16.5조 원의 매출을 22조 원으로 30%이상 늘리는 것은 비행기를 추가 도입하거나 호텔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해 차입금이 늘어나게 된다”며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747%로 과도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형 확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땅콩회항 사태 이후 오히려 노동여건은 크게 악화되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기재 숫자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근무 강도, 복지 및 안전에 대한 개선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대주주에 종속된 이사회로는 견제와 균형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수를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늘리고, 지난해 경영실적 확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초과시 상법에 따라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설치 등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방안도 지적했다. KCGI는 “감사위원회는 한진칼이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으로 인위적으로 자산총액을 2조원 이상으로 늘려 설치하게 된 것으로 KCGI가 제안한 감사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감사위원회가 비지배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독립성을 갖고 활동하지 않는 한 한진그룹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증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겠다는 것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도입은 법령상 의무사항을 충족시킨 것일 뿐 한진그룹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쇄신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KCGI는 상법상 주주로서의 감시자 역할을 장기간에 걸쳐 해 나갈 것이며, 단기이익에 급급하여 矯角殺牛(교각살우)의 잘못은 범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에 KCGI는 한진그룹의 발표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이라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대주주 일가와 석태수 부회장의 진정 어린 반성과 함께 회사의 신뢰가 회복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가 회복될 수 있을 때까지 P&W 엔진, 항공기 감가상각 및 직원 만족도 관련된 정보공개 요청 및 문제제기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신지배구조 연구소도 이날 지난 13일 한진그룹이 발표한 경영발전 방안이 주주 눈높이에 못 미치고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안상희 본부장은 “2018년 배당성향 확대와 일부 유휴자산 매각 등은 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도입 자체만으로 이사회 및 감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안 본부장은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 설치 △총수일가가 겸임하고 있는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CEO)와 이사회의장(BOD) 분리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1명)의 분리선출 △전자투표제 등의 도입 및 실시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