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트럼프 원하면 남북경협 떠맡을 각오

남북 경협 사업 중 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 거론

▲전화 통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도록 제안했을까. 경협이 유엔 대북제제 사안임에도 적극적으로 문 대통령이 카드로 내세운 데는 트럼프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대북제재에 저촉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남북 경협을 지렛대로 북미간 난제인 상응조치를 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19일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회담 결과 공유 및 후속 조치 등에 있어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화답했다.

현재 거론되는 것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 중 하나인 금강산 관광 등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가 검토될지 여부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 개성공단 재개를 원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 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해 재가동이 쉽지 않은 반면 금강산관광의 경우 우리측 독자 제재로 중단된 만큼 대북제재에서 활용카드로 활용하기에 자유롭다.

섣불리 대북제재 완화로 인해 지금까지 고수해온 대북압박 지렛대를 잃을 수 있어 제재 완화에 부정적 입장을 그간 견지해온 트럼프 정부로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대북제재 완화 비판을 비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북한 역시 개성공단 재가동을 받아내지 못하더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한 제제 완화라는 성과물의 일부라도 챙길 수 있다.

때문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상응조치 활용카드로 문 대통령이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협상 카드로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