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투자 업체 중 車 기업은 현대·기아차가 유일, 협력 시너지 극대화

3대 분야 협력, 인도 내 공유경제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 영역 확대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가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택시업계의 반발로 국내 차량공유 사업에 미련을 접은 현대차가 동남아시아 및 미래 핵심 모빌리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공유경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가 해외 차량공유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전통적인 차량 생산 업체로 남을 경우 미래에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완성차업체들의 미래 먹거리로 차량공유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세계 차량공유 시장 규모가 2025년에 2000억달러(226조원), 2040년이면 3조달러(3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요한 것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인도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투자가 선행되고 있다는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인도 올라에 총 3억달러 투자 역대 최대 규모

이에 현대·기아자동차는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인 올라(Ola)에 현대자동차 24천만 달러(2,707억원)와 기아자동차 6천만 달러(677억원) 등 총 3억 달러(3,384억원)를 올라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규모는 지금까지 진행한 해외기업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역대 최대 투자 규모는 지난해 동남아시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27500만달러(31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19일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인 올라(Ola)’3억달러를 투자하고 플릿 솔루션 사업 개발 인도 특화 EV 생태계 구축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등 3대 분야에서 협업한다고 밝혔다.

올라는 2011년 설립, 현재 인도 카헤일링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인도 최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이다. 2013년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인도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시장점유율 80%를 유지하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10억명이 넘는 인구로 인해 내수 시장만 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규모는 2951166대로 전년 대비 7% 늘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21년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석 수석부회장,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 전환 속도 붙을 것

이처럼 인도 자동차 시장이 급부상 전망에 따라 정의선 수석부회장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를 만나 이번 투자계획을 확정짓고, 구체적 협력 방안과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인 올라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차가 목표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 노력에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가르왈 CEO현대와의 협력으로 인도 10억 인구를 위한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구축에 나설 수 있게 됐다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들을 시장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투자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 등을 신중히 검토해 내린 결정이라고 현대·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이번 울라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인도 자동차 시장 판매에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55만대를 판매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차도 올 하반기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인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채비를 갖춘 상태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현대·기아차는 인도의 플릿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된다. ‘차량 개발·판매 플릿 관리 모빌리티 서비스에 이르는 공유경제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가령 올라 소속 운전자들에게 리스나 할부, 보험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차량 구매를 돕는다. 또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올라 소속 운전자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차량을 대여해 준다.

올라에 대한 전략 투자는 지난해 그랩 투자를 담당한 전략기술본의 또 다른 프로젝트다. 정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사장이 맡고 있다. 전략기술본부는 2017년 상반기 설립 이후 차량 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미래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그룹 차원의 미래 대응 체계 구축에 역할을 맡는 핵심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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