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형제 김범준 대표 "자영업자 두루 살피지 못했다" 사과
이재명 지사, 김 대표 사과 진정성 의문 제기…원상복구 주장
소상공인, 공공 배달앱 확대 필요성 주장…배민은 개선책 발표

배달의 민족 라이더  ⓒ배민
배달의 민족 라이더 ⓒ배민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배달의민족(배민)이 1일 선보인 주문별로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오픈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배려하지 않은 '자기 배만 불린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6일 만에 사과하며 개선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직접 당사자인 소상공인은 공공 배달앱 보급을 주장하고 있고, 일각에선 기존 정액제로 원상복구 주장도 나오고 있어 배민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6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이날 '오픈서비스 관련 입장문"을 통해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범준 대표 사과했지만 '진정성' 의문

사과문 발표에도 김 대표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게 연일 보도되고 있음에도 김 대표가 업주들의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달의민족 대표가 사과와 함께 시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하니 일단 다행스런 일로 환영한다"면서도 진정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성명은 원상복구에 대한 언급은 없이 또다른 이용료체제 개편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체제개편으로 인한 이익증가(이용자의 부담증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반발모면을 위한 임시조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성과 사과에 따른 조치는 이용료체제 원상복구와 깃발꽂기 제한이어야 한다"며 월 정액제로의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베민은 앞서 기존에 앱 화면 최상단 ‘오픈리스트’에 무작위로 3개 업체만 노출 서비스를 등록 업체가 모두 노출되는 ‘오픈서비스’로 변경했다. 또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5.8%로 1%포인트 낮췄다. 기존 제한이 없었던 월정액(8만원) 광고료 상품인 '울트라콜' 신청 수를  업체당 3건으로 제한했다.

공공 배달앱 확대 주장하는 소상공인…배민은 개선책 발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공공 배달앱 도입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 배달앱이 확대되면 시장 경쟁으로 수수료와 광고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 업주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소상공인연합회도 공공 배달앱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는 이날 논평을 내고 "수수료와 광고료를 낮춘 공공 배달앱의 확산은 배달앱 시장의 합리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고 말했다.

이미 이 지사는 군산에서 시행 중인 배달 전문앱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해 경기도형 공공앱을 추진키로 밝혔다. 

소상공인들이 배민 수수료 개편 정책에 크게 반발하는 것은 감내할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5.8% 수수료에 부가세를 포함하면 6.38%, 여기에 PG사 수수료 3.3%를 더하면 9.68%로, 매출의 10% 가까이를 매 주문 체결 시마다 물게 되는 것”이라며 "단번에 상품값의 10% 인상 요인이 생겼으니 부담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배민이 내놓은 수수료 개편 방식이 아닌 소상공인 관련 단체와 배민이 참여하는 수수료 개편이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 단체는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관련단체 및 실제 배민 사용자들과의 성실한 협의를 통해 새로운 수수료 결정체계 및 가격 구조의 합리적인 개편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민은 사과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수수료 환불책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4월 오픈서비스 비용에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준다. 앞서 배민은 지난달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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