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합의되지 않은 본회의 불법"… 의장단 투표 불참

제21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박병석 의원.
제21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박병석 의원.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국회 개원일인 5일 21대 전반기 국회를 이끌어갈 국회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출신 박병석 의원이 선출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장단 선출 투표 결과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박 의원이 국회 전반기 의장을 맡게 됐다. 부의장 2명 중 1명은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당선됐다.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은 수락 연설에서 "열심히만 하면 내일이 오늘보다 좋아진다는 희망이 있는 세상, 실패해도 다시 딛고 일어서는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세상, 남과 북이 화해와 평화의 강을 함께 노젓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하게 해달라"며 "이게 제가 정치하는 이유이자 목적이다. 의원님들과 그런 세상 힘차게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국회 개원을 함으로써 국회법에 정해진 개원 시기는 지켰지만, 제1야당인 통합당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했고, 선거도 통합당 의원들이 빠진 채 진행돼 '반쪽짜리'로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

이날 투표는 통합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다른 야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 투표 직전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주호영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 직후 퇴장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있던 시간은 10여분에 지나지 않았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내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빈 의석.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이라며 반발하면서 의장단 선출 선거가 시작되기 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내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빈 의석.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이라며 반발하면서 의장단 선출 선거가 시작되기 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주 원내대표는 의시진행 발언을 통해 본회의 소집의 부당성과 합의되지 않은 국회 개원에 대해 항의했다. 또한 이날 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한 것은 본회의 개최를 인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희는 여야가 개원하는 첫날에 합의로 국민들 보기에 좋게 의장단을 선출하고 원구성하기를 바랐지만, 오늘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첫 발언을 하게 돼 매우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오늘 임시의장께서 본회의를 열고 임시의장으로 취임했지만, 여야 간에 의사일정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이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주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 운영과 관련돼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은 전적으로 오늘 본회의를 주도한 민주당 측에 있다"며 "저희는 얼마든지 상생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만,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42%나 되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한다면 순항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임시의장으로 사회를 맡은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의장단 선출을 위한 투표 개시를 선언했다. 그러나 원래 2명을 뽑기로 돼 있는 국회 부의장은 '부득이한 사유'를 들어 1명만 선출하기로 했다. 선출하지 않은 부의장은 통합당 몫으로 정진석 의원이 맡을 것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통합당 몫 부의장 선출도 이날 진행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서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밤까지 담판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이 단독개원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5일 당일 통합당이 의총을 열어 본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한 끝에 본회의 참석을 결정했다. 민주당도 마지막까지 통합당의 본회의 참석을 압박하며, 본회의 직전 의총을 열고 최종 본회의 전략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이날 21대 첫 국회 본회의가 시작부터 사실상 파행을 맞으면서 향후 일방적인 국회 운영과 함께 여야 간 대결 국면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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