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표 교육학 박사
최광표 교육학 박사

일찍이 고대 그리스의 저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설파하였듯이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과의 만남과 선택과 관계 속에서 개인의 삶의 모든 부분과 인생 향로가 결정되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지만 가정생활을 하든, 학교생활을 하든, 직장생활을 하든 사회라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때로는 성장하고 발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과 고통을 당하기도 하면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생에서의 만남과 관련하여 고대 그리스의 또 다른 저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는 인생의 만남의 형태를 운명적(運命的) 만남, 선택적(選擇的) 만남, 우연적(偶然的) 만남의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운명적 만남이란 부모와 자식처럼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만남이다. 선택적 만남은 직업이나 배우자처럼 목적을 가지고 선택하여 만난 사람들이다. 우연적 만남은 일상생활 중 쇼핑이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인생에서의 만남은 대인관계 형성의 출발점이자 개인의 성장과 발전과 성공을 위한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때 실학(實學)을 집대성하여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주장하였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선생은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한다’는 교훈적 실천 덕목을 강조하였다. 그는 출중한 학식과 재능을 바탕으로 정조대왕(正祖大王)의 총애를 받았으나,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사옥(辛酉邪獄, 1801년)으로 전라남도 강진으로 유배되었는데 그곳에서 독서와 저술에 힘을 기울여 그의 학문체계를 완성했다. 그는 피폐한 농촌사회의 모순에 관심을 갖고 정치개혁과 사회개혁에 대한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경세유표(經世遺表), 목민심서(牧民心書), 흠흠신서(欽欽新書)를 통해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산은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에 가까운 인물로, 자연과학에도 관심을 기울여, 홍역과 천연두의 치료법에 대한 책을 내기도 했고, 도량형과 화폐의 통일을 제안했으며 건축기술인 거중기를 고안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네 가지 대인관계의 교훈과 실천 덕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겸손(謙遜)은 사람을 머물게 한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가 있음을 말한다. 겸손 (謙遜)은 다양한 행위 또는 다른 사람과 관련하여 자신을 낮추거나, 반대로 맥락에서 하나의 장소에 대한 명확한 관점과 존경을 갖는 자세로 볼 수 있다. 잘난 체하거나 아는 체하지 아니하고 자기를 낮추고 내세우지 않는 것을 말한다.

둘째, 칭찬(稱讚)은 사람을 가깝게 한다. 칭찬은 어떤 대상에 대한 장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잘못된 칭찬은 상대에게 부담을 주며, 역효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칭찬을 할 때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하는 것이 강화(强化) 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셋째,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한다. 넓음은 마음이 넓고 남을 헤아리는 아량이 있는 관대(寬大)함을 말한다. 비슷한 말로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하는 의미를 가진 관용(寬容)도 포함된다. 관대함은 상대방에게 어떠한 댓가를 기대하지 않고 나를 주는 행위로 이러한 행위에 대한 감사하다는 말을 기대하지 않고 하는 행위를 말한다. 관대와 관용을 베풀 때는 올바른 선택과 도덕적 원칙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넷째, 깊음은 사람을 감동(感動)케 한다. 감동은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동은 기쁨이나 뿌듯함 같은 감정을 일부 포함한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기본감정 네 가지인 행복, 기쁨, 슬픔, 불안한 감정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를 감동시키려면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고 기대치를 알고 그 이상으로 헤아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대인관계에 성공한 고사(古事)로서 고대 중국 진(秦)나라의 실업가였던 여불위(呂不韋)는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여 훗날 킹메이커(king maker)라고 불릴 정도로 대인관계에 능숙한 재상이 되었다. 그는 시대를 대표하는 대실업가(大實業家)로 여러 나라를 왕래하면서 천금의 재산을 모은 큰 부자가 되었다. 여러 나라를 왕래하였기 때문에 그의 식견은 남다른 데가 있었고 또한 모든 일에 대한 감식안(鑑識眼)이 뛰어났다. 그는 다양한 인생경험을 토대로 “장사에 투자하면 2배가 남고, 농사에 투자하면 10배가 남고, 사람에게 투자하면 평생을 간다”는 역설적인 유명한 말을 남겼을 정도로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간파하였다, 그는 이러한 대인관계관을 토대로 자초(子楚)가 진나라의 왕이 되게 돕고, 자신의 애첩이 진시황(秦始皇)을 낳게 하여 강국이 되고, 그의 딸 여태후(呂太后)는 중국의 3대 악녀가 될 정도로 대인관계를 통한 출세욕이 강한 성공한 재상(宰相)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삶의 여정(旅程)에서 사람은 만남을 통해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꿈을 이루어 간다. 만남과 선택과 관계형성과 이별이 반복되는 인생의 여정에서 어떤 만남이든지 좋은 만남이 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도 먼저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좋은 대인관계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맥형성을 위한 바람직한 대인관계의 의지와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대인관계의 교훈과 실천 덕목은 남녀노소(男女老少)와 직업의 귀천(貴賤)에 관계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모두가 마음에 새겨 실천해야 할 바람직한 교훈적 실천덕목(敎訓的 實踐德目)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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