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등 의약 화합물 합성으로 입증

서로 다른 용매가 채워진 회전하는 원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로 다른 용매가 채워진 회전하는 원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사프라임 / 임재현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여러 화학 공정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 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는 이번 성과가 1일 0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서로 섞이지 않는 용액들이 밀도 순서대로 쌓이는 것에 착안해, 용매 층별로 화학 합성을 조절하는 회전하는 원통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를 이용하면 용매들을 시험관처럼 사용하여 반응물을 이동·분리시키고, 화학반응을 순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기존에는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합성·추출을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화합물에서 비타민C와 아스피린을 각각 따로 추출하는 것은 현대 기술로는 극도로 어렵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한 용매 층에서 이웃한 두 개의 층으로 각각 아스피린과 비타민C를 추출할 수 있다. 이는 pH농도가 다른 세 개 층이 동시에 반응물을 교환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는 기존 화학합성 과정을 크게 단순화할 수 있어, 화학산업에서 희귀금속 추출과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합물 합성 과정은 석유화학공장처럼 특정 물질에 맞춰진 대형 공정이 아닌 이상, 손으로 한 단계씩 진행해야 하므로 생산 시간과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회전하는 용매로 손쉽게 합성을 제어하는 화학 시스템을 새롭게 고안해, 반응물의 혼합·분리·추출을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개발한 시스템에서는 반응물이 확산을 통해 인접한 용매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원통 회전속도를 주기적으로 변화시켜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용매 층의 성질에 따라 인접한 용매를 분리할 수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실제 의약 화합물(페나세틴, 딜록사니드)들을 단계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혼합물에서 특정 유기물(p-니트로벤조에이트 나트륨, 페닐알라닌)을 추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분자보다 큰 박테리아나 나노입자도 회전하는 용매에서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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