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빌딩.  ⓒ한화그룹
한화빌딩. ⓒ한화그룹

[시사프라임 / 임재현 기자]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29일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기존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함께 맡게 됐다. 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을 맡으면서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이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획득 여부가 경영 승계 작업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9개 계열사 대한 대표이사 내정 및 승진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김동관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재계 안팎에선 한화그룹 정기 인사에서 김 사장이 부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견했다.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 지근거리에서 미래 구상에 대한 실현 적임자로 진두지휘 역할을 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킬 것을 요구한 만큼 에너지 방산‧우주 항공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데 아들인 김 부회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재계는 김 부회장이 에너지·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해 왔는데 이번 인사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과 관련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진두지휘해온 만큼 ㈜한화 대표이사에 내정된 배경이 됐다. 또, 그린 에너지와 우주항공사업 등 미래 전략사업 발굴 및 투자 등을 책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아 누리호 엔진을 납품하는 등 ‘뉴 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는 적임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맡으면서 재계서는 김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이 경영 승계를 위해선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그룹]

현재 ㈜한화 지분은 김 회장이 22.65%(1천697만7949주), 김 부회장이 4.44%(3백33만주)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너지 지분 50%도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의 지분 가치는 전일(3만1150원) 기준 5289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4월(전년 결산배당)과 11월(중간배당) 2차례 배당을 실시했다. 김 부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1495억원에 달한다.

이 기준으로 놓고 보면 한화에너지로부터 3~4년 배당을 받게 되면 김 회장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재계 및 IB업계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와 합병하는 절차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올해 들어 유독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한화를 대표해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기업인 중 유일하게 '다보스 특사단'으로 참여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히는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글로벌 부회장과 회담, 나경원 특사와 블랙록(BlackRock)의 싱크탱크 BII 토마스 도닐런의장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글로벌 민간외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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