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오전 11시 30분경, '랜섬웨어 탐지' 알림
'차단하기' 클릭 시 블루스크린..."대처 늦었다"는 평가

알약의 랜섬웨어 차단 기능 오류로 먹통이 된 PC. [사진=박세연 기자]

[시사프라임 / 박세연 기자] '랜섬웨어로 탐지'로 업무에 차질을 빚은 알약 사용자의 항의가 이틀에 걸쳐 올라오는 가운데 이스트시큐리티의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이스트시큐리티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백신 프로그램 '알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30일 오전 11시 30분경, 랜섬웨어 탐지 기능을 강화한 알약 공개용 제품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때 PC의 주요 파일을 랜섬웨어로 탐지하게 되었고, 이때 알림창의 '차단하기'를 누르면 PC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이를 모른 채 공개용 알약을 사용하던 PC 사용자들은 클릭 한 번에 블루스크린이 뜨거나 '무한 재부팅'에 걸리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것이 알약 프로그램의 문제인지 모른 채 PC를 포맷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문제를 확인한 후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에 "금일 발생한 오류는 랜섬웨어 탐지 기능 고도화 적용 후, 랜섬웨어 탐지 기능 오작동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본 오류로 인하여 사용자 PC에 전혀 손상을 끼치지 않으며, 아래 가이드에 따라서 조치 시 즉시 정상 복구될 것"이라며 자세한 대응 방안을 안내했다.

랜섬웨어 차단 오류의 해결방법 안내 중 일부. [사진=이스트시큐리티 홈페이지]

이스트시큐리티는 문제가 해결된 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과 더불어 '8월 30일 오후 11시 30분경 오류 조치를 완료했다, 9월 내 홈페이지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시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접수하면 만전을 기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트워크 업계 종사자 이 씨(남)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이번 오류에 대한 (이스트시큐리티의) 대처는 적절하지 못했다"며, "더 빠르게 대처해야 했고 홈페이지를 통해 '랜섬웨어 차단을 누르면 안 된다', '개발자의 실수이니 빠르게 업데이트하겠다'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어야 했는데 이것이 밀리며 추가 피해자가 계속해서 생겼던 게 아쉽다"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었어도 알약 오류는 기업용이 아니라 개인용 제품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피해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랜섬웨어 오류로 인해 많은 알약 사용자가 업무와 일정에 차질을 겪었고, 상황 파악과 해결까지 저마다 천차만별의 시간이 걸렸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알약이 아닌 사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한다.

피해를 본 제보자 박 씨(여)는 "하루 동안 예정되어 있던 실시간 강의를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이제 V3를 사용해야 될 때인가 싶다"고 허탈함을 밝히기도 했다.

8월 31일 기준 이스트소프트 코스닥 주가. [자료=네이버]
8월 31일 기준 이스트소프트 코스닥 주가. [자료=네이버]

이스트소프트는 금년 5월 2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하여 2024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을 준비해나가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트소프트의 주가가 하락했는데 전 거래일 대비 200원(2.13%) 내린 9,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이슈로 인해 과연 이스트소프트의 상장계획에 차질이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알약 오류는 알약 공개용 버전(v.2.5.8.617)에서 발생했고 기업용 제품에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시큐리티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과문 전문. [사진=이스트시큐리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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