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에 싸늘한 금융권 반응, '글쎄'
금융 관계자, '물가 고공행진으로 서민들 카드 안 쓴다'
어두워진 카드 업황, 롯데카드의 행보는?

 

22.09.19. 8월에 공시된 롯데카드 3년 간의 영업이익 실적현황. (단위:백만원) [그래픽=이은지 기자]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하나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겼던 MBK파트너스(MBK)가 3년 만에 롯데카드를 다시 내놓으면서, 보유지분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T(BC카드의 모회사)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 가운데 3년 전, 롯데카드 인수에서 고배를 마셨던 하나금융그룹은 예비 입찰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의 인터뷰에서 “3년 만에 인수 재도전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의 실적이 좋은 영향으로 받아들여진다.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서 카드 계열 사업 기반을 더 확실하게 하면 어떨까하는 의견이다”라며 “정확한 부분은 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나오면서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으로 더욱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의 비싼 입찰가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등 많은 금융권들이 눈여겨봤지만, 3조 원(MBK 기준 가치)의 입찰가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다”라면서 “입찰 참여 후보로 거론되던 후보자들이 발을 뺀 이유도 그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지난 실적도 좋고 그 가치를 매기는 것도 납득은 간다. 그러나 현재를 봐서는 경기도 좋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질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카드를 얼마나 쓸지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58억 원으로 2년 전인 2019년 714억 원에서 216%(1,544억 원) 증가했다. 2020년 989억 원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라며 “지난 2년간 이어온 수익성 강화 작업의 결과의 가치다. 수익성이나 재무구조 측면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카드가 경영실적과 각종 건전성 지표에서 성과를 냈음에도 2007년부터 수차례에 걸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해 카드 업계 시장 상황이 악화한 것이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이라는 모기업 지원이 사라진 롯데카드에 대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계 내 위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에도 매각에 어려움이 보인다.

이외에도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비심리가 냉각돼 카드 사용액이 줄고 있는데다 정부도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상승에 대해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 고객 박 씨는 “카드 수수료를 생각하기에는 물가가 너무 비싸다. 페이 결제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카드 사용이 낮아짐에 국내 카드업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 등 해외 사업에 중심을 둔다는 전략을 세우면서 롯데카드의 입장이 달라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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