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부터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게 적용된 산재·고용보험... '승인 사례 있지만, 끊이지 않는 잡음'
마트노조 측, 고용노동부에 "대형마트·운송사 실태 면밀히 조사할 것" 강력 촉구

 

22.09.22.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22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 대한 산재·고용보험 적용 실태를 감독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사용자 보험료에 대해 마트와 운송사간에 책임을 떠넘기며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이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산재·고용보험 적용 실태를 조사하고 감독해달라고 노동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이하 노조)는 22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 대한 산재·고용보험 적용 실태를 감독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게 산재·고용보험이 적용됐으나,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를 둘러싼 현장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승인 사례는 있으나 체계 없는 현장에 매일 혼란스럽다.

현장에서는 산재 기간 동안의 배송업무 책임에 대한 기준이나 지침이 없고 운송사는 대체용차비를 배송노동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등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을 주저하게 하는 현실에 노동자들의 억울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노조는 ▲대체용차비를 부과하지 말 것 ▲산재·고용보험료를 배송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 것 ▲입직신고를 늦추지 말 것 ▲노동부는 대형마트와 운송사 실태를 면밀히 조사·감독할 것을 촉구했다.

22.09.22. 노조의 요구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온라인배송지회 김포네오분회 서태일 안전부장은 “보험료 명분으로 전에 없던 관리비 15만 원을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운송사도 말은 안 했지만 같은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 제도상 노동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부담하게 되어 있는 보험료를 사측이 배송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주장이다.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지회장은 “산재가 승인되든 안 되든 관계없이 일단 용차비부터 물으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마음대로 산재를 신청한다고 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면서 ”다른 노동자들처럼 사용자가 전액 부담하라는 것도 아니고 절반을 부담하고 있음에도 우리에게 모든 비용을 전가하려고 하면서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보험료가 부담된다며 경기도화물협회에서는 배송노동자들의 고용보험 확대 적용을 제외해달라며 서명을 받는 일도 있었다.

경기화물협회의 '고용보험 적용 제외' 서명 공문. [사진=노조 자료]

네오센터 배송노동자 김태원 조합원은 “태풍이나 폭우 등 악천후에도 (마트와 운송사는) 기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오직 마트의 매출과 이익을 위해 우리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 온 나라가 태풍 때문에 비상일지언정 기껏해야 2-4건 줄여주는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종 변제금이나 용차비는 꼬박꼬박 나가더니 산재·고용보험료는 왜 공제되지 않는지 물어봤더니 돈이 없다고 안 들어주겠다고 했다”며 “당장에 벌금과 과태료가 없으니 버틸 때까지 버티다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들 것이다”라고 분개했다.

마트노조 정민정 위원장은 지난 6월 22일 쓱닷컴과 마켓컬리에서 일하던 배송노동자가 배송 차량 안에서 숨진 사건을 언급했다. 제대로 된 휴게 공간 없이 종일 배송일을 하던 그는 마지막까지 고단했던 생을 자신의 배송 차랑 안에서 마감했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며 노동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달라”며 호소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쉬는 일요일 의무휴업이 유일한 쉼인데 그마저도 없애고 온라인영업을 허용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며 정부에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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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 대한 산재·고용보험 적용 실태 감독 촉구 기자회견'에서 네오센터 배송노동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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