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최근 ‘마약’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건의 시작은 유명 작곡가 겸 사업가 돈 스파이크(45)가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다.

이 사건으로 별안간 식품업계에 불똥이 튀었다. ‘마약’을 키워드로 차별화된 맛을 강조하는 식품업계의 마케팅 전략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어느 날부터 우리는 주변에서 마약이라는 간판을 쉽게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간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본지 기자 역시 마약이라는 간판을 보면서 ‘얼마나 맛있으면 저런 간판을 내걸까?’ 하며 무심코 지나친 적이 다반사다.

그래서 인터넷에 ‘마약식품’을 한번 검색해봤다. 검색결과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130여 개의 상품명이 나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마약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 속에 들어와 동거동락하고 있었다. 마약은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데,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할 때 한 사람이라도, 한번이라도 고민을 해 봤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마약 김밥’ 등의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에, ‘마약 김밥이라고 마약 들어있냐’,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마약 옥수수 먹는다고 진짜 마약 맛이 궁금한 사람이 어딨나’ 하며 지나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려 온다.

하지만 일부 식품업체에서는 식품명을 재검토하는 것을 선제 수용해가고 있다.

성인들이 고민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단어들에 아이들은 큰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언어 검열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비단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뿐 아니라 밥도둑, 폭탄세일, 살인미소, 조폭 떡볶이, 조폭 오뎅, 국뽕, 총알 오징어, 핵불맛 등 무수하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어느 드라마의 대사에서 “아닌 건 아닌겨”라는 말이 생각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이냐고 책임만 넘기지 말고, 고칠 때 제대로 고쳐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범죄자에 대해 관대한 처벌로 유명하지 않은가. 특히 솜방망이 처벌이 큰 지적이 될 수 있다. 일벌백계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한글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 기록에 등재된 언어다. 좋은 말이 우리 주변에 참 많다. 우스갯소리 한마디 남겨 본다. 김밥 먹으러 천국에 안 가본 사람 있을까?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