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01. [그래픽=이은지 기자]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눈높이 언어, 공감의 핵심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금융 언어’가 나오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고객 중심이 아닌 은행 중심의 용어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외감을 일으킨다는 의견이다.

다음은 최근 많이 사용되는 금융 언어로, 은행에서 쓰는 용어와 그 뜻을 해석한 말이다.

▲00은행은 은퇴 준비 자산 관리를 위해 ‘TDF 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내점’하는 ‘차주’에게 이벤트 혜택을 ‘제공’한다.

▲00은행은 은퇴 준비 자산 관리를 위해 ‘고객 생애 주기에 맞춰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의 투자 비중을 조정해 주는 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은행에 직접 방문해 대출받은 고객이 혜택을 받는다.

금융 용어가 문맥상으로 더 간단하게 보일지 몰라도, 영어를 합친 용어나 신종 용어, 일본식 용어 등의 모호한 표현은 개선해야 함을 느낀다.

금융 용어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전부터 있었다.

“너 이름이 뭐니? 내 자산 맡길 수 있겠니?”

한 은행 회사의 광고에 나온 말이다. 이 광고로 한창 ‘너 이름이 뭐니’가 유행했다. 이름을 강조한 이 광고의 전말은 이렇다. 2009년 신한금융투자가 당시 증권회사 최초로 ‘증권’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빼고 ‘금융투자’가 되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명 변경 후 2009년 9%였던 인지율이 2010년에 2%로 하락했다. ‘금융투자’라는 용어가 철저히 금융업계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 유치를 위해 사내 상담원이 ‘신한금융투자’라고 소개하면 불법 대출 회사로 오해해 전화를 끊어버리는 일도 빈번했다고 한다. 전화를 받은 기존 고객들도 무슨 회사인지 설명하느라 시간이 갔다고 하니 ‘이름’을 강조한 광고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우리끼리라만 아는 이름이 아니라 소비자 언어로 바뀌어야 함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최근에는 은행에서 이를 의식하고 어려운 금융단어를 해석하는 앱을 출시하거나, 한글날 등 기념일에 맞춰 외래어 표기를 우리말로 개선하려 노력 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말과 쉬운 말을 조절해야 한다. 고객을 생각한다면 금융 상식을 공부하는 앱을 만들기 이전에 모호하고 어려운 단어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한글날 이벤트로 반짝 홍보하지 말고 누구나 뜻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금융 용어가 쓰임 받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