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 각종 경기 시즌에 단연 주문 1순위 '치킨'
'효자 메뉴 치킨'... 간편성에 열광하는 손님들, 평균 매출 40% 이상 올라 행복한 사장님들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  [사진=고객 제공]
당당치킨 사진,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시사프라임 DB)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지난 24일 카타르 월드컵 우리나라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 SNS에서 이런 글을 봤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우리나라 경기가 있을 때마다 배달 음식 대란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베스트 메뉴로 손꼽히는 치킨, A씨는 치킨에 주문자가 배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2시간 전에 미리 주문했다.

하지만 A씨의 예상과는 달리 빨라도 너무 빠르게 도착한 치킨 덕분에 막상 경기를 볼 때에는 식은 치킨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웃기지만 슬픈, 일명 '웃픈' 상황이었다.

운동 경기 때마다 다른 배달 음식도 많은데 늘 일등으로 치킨을 꼽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규모로 불티나게 팔리는 것일까.

◆ 다양한 소리와 맛으로 구현하는 현장감

평소 동네 치킨집에서 퇴근 후 치킨에 맥주, 일명 '치맥'을 가볍게 즐기는 20대 후반의 K씨(남)는 오늘도 퇴근 후 가나전을 보기 위해 동네 단골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온라인 축구 게임과 각종 프리미엄 리그를 다 챙겨보는 축구 애호가인 그는 "오늘같이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은 곧장 집으로 가서 편하게 노트북으로 볼까 싶다가도 직관은 못할 지언정 큰 화면으로라도 선수들이 뻥뻥 시원하게 공 차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다 후련해져서 (치킨집에) 발길을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원래는 TV가 없던 가게들도 갑자기 유행처럼 TV를 달았다는 어느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K씨도 유독 단골 치킨집의 큰 화면으로 보는 축구 경기가 배로 즐겁다고 말했다.

시장한 위장을 자극하는 치킨의 향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응원 소리, 이 모두가 어우러져 경기장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생동감으로 현장의 감동을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관람 장소로 선호하는 게 아닐까 싶다.

◆ 젓가락은 '거들 뿐'... TV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얼마 전 폐막한 KBO 프로 야구에 열광하던 30대 초반의 Y씨(여)는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응원하는 구단의 경기를 다 챙겨봤는데 퇴근 후 저녁 시간이 겹치니 직관이 아니면 늘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봤고,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봤는데 치킨 먹으면서 볼 때가 제일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뼈 있는 치킨을 좋아하지만, 경기를 보는 날은 무조건 순살로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을 시키는데 경기 중에는 손에 거추장스럽게 뭐 묻을 일 없는 후라이드를 먹고 중간 쉬는 시간에 양념을 먹는다"며 "(경기 볼 때) 치킨이 좋은 이유는 시선을 TV에 고정하고도 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숨을 고르고 선수들의 보폭에 맞춰 시선을 움직이는 일에는 생각 이상의 집중력이 필요한데 이럴 때 젓가락질 등에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후반전 연장 5초를 남겨두고도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골이 터질 확률은 충분하기에 한시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선호하는 음식에 있어서 개인차의 갭은 정말 넓고 다양하지만, 순살 치킨의 '간편함'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아마 없을 듯싶다.

◆ 월드컵이 치킨집 매출에 미치는 영향? 최소 40% 이상의 매출 증대

B사 치킨 직원 J씨는 "월드컵 시즌에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은 평균 40% 이상의 매출 증대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을 훌쩍 뛰어넘길 수도 있지만, 시간 안에 치킨을 튀기지 못하고 물량도 부족해서 주문을 마감한 매출이 그 정도"라고 덧붙였다.

주류 판매도 동반 상승하는데 생맥주 기준 30% 이상이며, 평균 일일매출이 150만 원 정도였던 곳에서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은 300~350만 원까지 오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B사의 경우 소위 '이류 치킨' 브랜드에 해당하는데 일류 메이저 브랜드에서 주문을 1차 마감하고 이류 브랜드로 넘어온 주문량만으로도 위와 같은 매출 증대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어 꼭 우리나라 경기가 아니더라도 월드컵이라는 시즌 특성에 맞는 축구팬들의 유입으로 평소 매출보다 평균 10% 이상 오른다고 설명했다.

J씨는 "월드컵 등의 특수성이 있는 시즌을 맞이할 때 계육공수와 물량적재 잘하고 배달대행업체와 조인만 잘 해두면 대목 프리미엄을 톡톡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리는 전 세계인의 축제 카타르 월드컵이 폐막하는 그날까지 안전에 만전을 기해 매출 증가에 행복한 치킨집 사장님도, 포만감에 만족스러운 손님도 모두 즐겁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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