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다섯번째 매각 도전 강석훈 회장 신속 매각 의지
신계약률 저하에 하락하는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
유동성비율, 부실자산비율 업계 평균에도 못 미쳐

KDB생명 사옥.  [사진=KDB생명]
KDB생명 사옥. [사진=KDB생명]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KDB산업은행(산은)이 KDB생명보험을 내년 2분기에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움에 따라 누가 품에 안을지 업계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4월 매각에 실패한지 7개월 만에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내년에 매각이 된다면 13년 만에 KDB산업은행 품에서 벗어나게 된다. 다만, 부진한 수익성 회복, 신계약 규모 감소 등 수익창출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어 인수자가 나타날지 안갯속이다.

29일 업계 및 산은에 따르면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KDB생명에 대한 매각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KCV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다. 산은은 KCV PEF가 보유한 TODUAD 지분 92.7% 전량 매각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유상증자까지 포함해 5000~6000억원 가량 매각가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에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얼어붙은 M&A, 중위권의 업력 매력적 매물? 

문제는 KDB생명이 업계에서 업력이 중위권 정도의 시장지위를 갖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점, 신계약률 저하에 따른 경쟁지위 저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인수합병(M&A) 시장이 국내외 자금시장 경색으로 차갑게 얼어붙어 인수자가 쉽게 나타날지에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KDB생명의 2021년 말 기준 총자산 20조5000억원, 자기자본 8,918억원,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은 2.1%이다. 이는 생명보험업계 중위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6년간 KD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하락 추세다. 2016년 3조7896억원에 달한 수입보험료는 하락을 이어가며 2021년 2조4702억원으로 이 기간 34.8%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져 2016년 3.2%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1%까지 추락했다.

다만, 저축성보험에 치중했던 포트폴리오를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해 보장성보험 비중이 50%이상 높아져 보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의 2021년 기준 보장성보험 금액은 1조2876억원으로 전체의 52.1%에 달한다.

신계약률 하락 추세도 KDB생명 매각에 발목을 잡을 변수로 꼽힌다. 2017년 하반기에 지점 통폐합 및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전속설계사 이탈이 발생해 일반계정 초회보험료가 설계사, 대리점, 방카슈랑스 각 채널별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판매 제한조치가 해제된 이후 영업채널별 조직 안정화에 나섰지만 영업기반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며 신계약률은 하락 추세다.

아울러 JC파트너스로의 매각 장기화는 신계약률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21년 신계약금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에 신계약율은 6.1%로 전년(12.4%) 대비 반토막났다.

지금여력비율(RBC)비율도 생명보험업계 평균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2018년 215%에 달했던 RBC비율은 작년 말 168.9%로 떨어졌다. RBC 비율은 보험가입자가 일시에 보상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기안 내 지급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재무 건전성 지표로 보험업법에선 100%,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16년말 ~2017년 말 감독당국의 RBC 규제강화, 시중금리 상승, 수익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RBC비율이 150%을 하회한 바 있다. 이에 2018년 1월 3천4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과, 5월 2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8월 2,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RBC비율이 215%까지 개선됐지만 이후 하락하며 올해 3분기 기준 171% 하락했다. 이는 업계 평균인 230.3%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김한울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내년 도입 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한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힘쓰고 있음에도, 선제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 또한 우려할 부분이다”며 “지급여력금액의 구성상 보완자본 비중이 높고, 후순위채권의 자본인정액이 매년 차감되고 있어 회사의 영업력 정상화 및 본원적인 수익성 회복이 동반되지 못할 경우 자본적정성 지표의 저하 폭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DB생명 수입보험료 점유율.  [출저=금융통계정보시스템]
KDB생명 수입보험료 점유율. [출저=금융통계정보시스템]

◆2018년 이후 흑자 기조 낮은 수익성은 우려 

다만 2017년 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기조를 이어가다 2018년 흑자전환 이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사업비 절감효과로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따른다

김 연구원은 “외화 신종자본증권(2억 달러)의 높은 이자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이익의 질적 수준은 외견상 수치 대비 저조하고, 회사의 흑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으나, 이는 신계약 규모 축소에 따른 사업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자율차 수익성 회복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위험률차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성비율도 하락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데 일반적으로 200% 이상이 되어야 한다. KDB생명의 유동성 비율은 2021년 말 기준 378.54에서 올해 3분기 215.64로 큰폭으로 하락했다.

부실자산비율도 업계 평균 보다 높다. ​2021년말 생보업계 평균 부실자산비율은 0.1%로 KDB생명은 0.17%에 달한다.

◆강석훈 회장 의지에 김희태 수석부사장에 영입…매각 적기 타임 

산은은 KDB생명 매각은 이번을 포함해 다섯 번째다. 앞선 사모펀드 운용사인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했지만 매각 성과를 내지 못하며 4월 무산됐다. JC파트너스가 거래종결 시한까지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하지 못한 게 결정적 이유였다. 이외에도 인수후보자와 매각가 인식 차이로 매각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KDB생명 매각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대표적인 구조조정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동걸 전 회장은 지난 5월 “산은에 떠넘기기 해서 들어왔는데, 이처럼 일방적 책임 전가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며 사실상 매각 실패를 자인한 바 있다.

매각가도 관심 포인트다. 업계선 5000~6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 매각가는 ‘헐값매각’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KDB생명에 투입된 자금만 1조2000억원으로 실제 이 수준으로 매각가 결정된다면 절반만 회수하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성공한 이후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정조준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금리 상승기에 매각 여건히 좋다고 언급하며 신속한 매각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당시 매각을 주도한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대표를 수석부사장에 영입한 것도 이 일환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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