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력하면 된다는 채용 공고 뒤에 부모 찬스 슬쩍
취준생, 국정감사까지 오른 신용 없는 은행

 

22.12.2. 시중은행의 부정 채용으로 고통받는 취준생들. [그래픽=이은지]
22.12.2. 시중은행의 부정 채용으로 고통받는 취준생들. [그래픽=이은지]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그들만의 리그, “힘 빠진다” 시린 추위에 은행권 취준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취업 준비생 P씨는 “채용을 준비하는 내내 채용 비리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이미 취준생들 사이에서 채용 비리 의혹은 일파만파다. 국민도 알고 정부도 알고, 은행장이 국감에 불려가는 상황에도 나아지는 건 변명뿐”이라며 탄식했다.

P씨는 시중은행 하반기 채용에 지원해 최근 최종면접을 마쳤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그토록 고대하던 5차 채용 중 최종면접에 올랐지만, 그 소감은 밝지 않았다.

P씨는 “부모 찬스 부정 입사자들이 아직도 은행에 당당하게 다니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공기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취업 한파에서도 노력했던 뜨거운 열정이 억울하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이 있지만 자율 규정이라 들었다. 쇼 아니냐”라며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부정 채용은 코로나 전부터 취업계에 드리웠다. 2017년 국정감사 이후,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우리은행에서는 1차였던 서류 전형 합격권이 아니었던 신입사원이 부모 찬스로 채용되어 주목됐다. 신한은행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154명의 지원자 점수를 조작했고 이 가운데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임원의 자녀가 유독 많았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에서도 없던 면접유형이 생기면서 부모 찬스 채용이 떠오른 바 있다.

10월 11일,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은행의 부정 채용 의혹에 관해 민병덕 의원이 분노의 질의를 했다. 민 의원은 KB국민은행의 20명 부정 청탁 채용에 대해서 “채용 비리에 연루돼 유죄판결 받은 직원 4명은 모두 퇴직했는데, KB금융 자회사에 재취업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은행장은 “직원들한테 재취업 알선 없다. 법원판결 결과 무혐의로 나왔다”며 무마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채용 비리로 합격한 직원이 아직 근무 중인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변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발언으로, 코로나 이후에도 이들의 회사생활이 유지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신용을 우선시하는 은행권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취준생뿐만 아니라 국민의 시선도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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