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짧게, 너도 짧게. 짧은 게 대세가 된 OTT 시장
부담 없이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의 인스타그램 릴스 페이지.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의 인스타그램 릴스 페이지.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본]

[시사프리임 / 김주원 기자] 현재 대한민국에는 '숏폼 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

◆숏폼은 무엇인가?

현재 OTT(Over-the-top, 영화, TV 방영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숏폼 콘텐츠’가 인기이다. 숏폼 콘텐츠란 평균 15-60초, 최대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서 콘텐츠를 즐기는 대중들의 소비 형태가 반영된 트렌드이다.

숏폼 콘텐츠는 TV보다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Z세대가 콘텐츠 주소비자로 자리 잡으면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Z세대는 일과 여가활동이 다양해짐과 더불어 소비할 콘텐츠 양이 방대해지는 환경에서 이동시간, 점심시간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보는 효율적인 소비를 중시한다. 이에 따라 짧은 길이의 숏폼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숏폼 콘텐츠는 틱톡,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중심으로 주류로 떠올랐으며 단순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짧고 강렬한 시각적 효과와 재미있고 생생한 정보 제공의 장점을 앞세워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각각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의 공식 홈페이지 사진.  0[사진 =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왼쪽에서부터 각각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의 공식 홈페이지 사진.  0[사진 =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숏폼 콘텐츠 열풍의 시작

숏폼 콘텐츠가 대한민국에서 처음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2020)’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유행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무 노래 챌린지는 중독성 있는 음악과 따라 하기 쉬운 동작, 여러 셀럽들의 동참으로 대중들의 참여까지 자연스레 유도되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동안 영상은 16:9 중심의 가로 형태, 10분 정도의 러닝타임이 기본적인 법칙같이 여겨졌다. 그러나 잇따른 틱톡의 열풍으로 여러 OTT 플랫폼들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1분 미만의 세로 영상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스타그램·유튜브·넷플릭스·네이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은 연이어 숏폼 콘텐츠를 론칭하고 있다.

◆짧은 게 대세, 너도 나도 숏폼 콘텐츠 

틱톡은 2016년은 전 세계 150개 국가와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숏폼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숏폼 혁명을 일으키면서 SNS 플랫폼 강자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대형 SNS 플랫폼들도 숏폼 영상 콘텐츠 전쟁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20년 ‘릴스’를 출시했고, 유튜브는 지난해 7월 '쇼츠'를 내놨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인스타그램 릴스에 이용자들이 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페북 홈페이지 디자인을 확 바꿨다. 네이버와 넷플릭스 또한 각각 블로그 모먼트, 패스트 래프를 출시하면서 현재 OTT 플랫폼 시장은 숏폼 콘텐츠 전쟁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반갑다. 우선 콘텐츠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제작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주로 세로 비율의 영상 콘텐츠이기 때문에 따로 카메라를 구매할 필요가 없고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촬영과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소 인스타그램의 숏폼 콘텐츠 ‘릴스’를 즐겨 찍는 박규도 씨(25세)는 “요새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SNS에 숏폼 콘텐츠 형식의 영상을 찍어올리는 것이 유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소위 인싸라면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표현하는 릴스 영상을 올리는 것은 필수 코스처럼 되었으며 여기에는 재미와 더불어 유행에 편승하고 싶은 욕구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MZ 세대들에게 숏폼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 세대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릴스는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탈 수 있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가 더욱 쉽고 많은 조회 수와 팔로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담 없이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릴스인데, 유튜브에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번거롭지만 릴스의 경우 영상의 길이가 짧고 그때마다 유행하는 양식이 정해져 있어 찍어올리는 것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라 설명했다.

서울에 있는 4년제 사립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 백 씨(24세)는 “유튜브 숏츠 폼에 들어가면 동영상들이 광고 없이 자동으로 재생되는데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것 같다. 또한 지식 채널의 숏츠도 있는데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길이의 딱 알맞은 1분짜리 영상이 유익한 것 같아서 보게 된다. 그리고 시험 기간이나 과제가 많을 때에도 영상 길이가 1분이기 때문에 영상을 봐도 자책감이나 부담감이 덜하다”라며 유튜브 숏츠의 장점을 뽑았다.

◆숏폼 콘텐츠 전망

콘텐츠 마케팅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콘텐타’의 류정화 대표는 숏폼 콘텐츠의 전망에 대해 “SNS를 기반으로 틱톡, 쇼츠 등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OTT 플랫폼 역시 MZ 세대를 겨냥한 숏폼 콘텐츠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넷플릭스, 왓챠 등 이미 여러 OTT에서 숏폼 콘텐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있는 숏폼 콘텐츠가 OTT에서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확실한 것은 숏폼 콘텐츠의 부상이 OTT 콘텐츠의 형태에 대한 다양하고 혁신적인 실험을 이끌 것이라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너무 많은 정보와 과도하게 많아진 콘텐츠들 덕에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시대가 되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소비자들은 필요한 정보의 본론만 빠르게 습득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숏폼 콘텐츠는 인기를 끌게 됐다. 여기에 틱톡이 불러온 숏폼 오락 콘텐츠의 열풍이 더해져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넷플릭스 등 여러 플랫폼이 숏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어 숏폼 콘텐츠 시장의 뜨거운 기세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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