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판매 중인 '슬램덩크' 와인. 취재 당시 해당 매장은 '재고 3병'으로 확인됐고, 근방 15곳 넘는 지점은 모두 '재고 0병'으로 확인됐다. [사진=고문진 기자]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판매 중인 '슬램덩크' 와인. 취재 당시 해당 매장은 '재고 3병'으로 확인됐고, 근방 15곳 넘는 지점은 모두 '재고 0병'으로 확인됐다.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멀리 갈 필요 없이 집 근처 편의점 앞에서 몇천 원 쓰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가성비 좋은 거 아닌가요?"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중반 유 씨(여)는 집 근처 편의점에 갈 때마다 캐릭터 키링 제품을 구매한다. 다양한 캐릭터의 키링을 수집하는 그녀는 큰 돈 쓰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물품을 수집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삶의 만족도가 제법 높아진다고 말했다.

유 씨처럼 캐릭터 상품 구매로 소확행을 누리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편의점별 캐릭터 상품에 대해 살펴보자.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U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미피', '덴스' 상품. 일반 초콜릿 재고는 쌓여 있지만, 캐릭터 콜라보 상품들은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 [사진=고문진 기자]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U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미피', '덴스' 상품. 일반 초콜릿 재고는 쌓여 있지만, 캐릭터 콜라보 상품들은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 [사진=고문진 기자]

◆ CU, '미피, 에스더버니' 토끼들의 기운을 받아 매출도 껑충

CU는 지난 한 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밸런타인데이 기간 전년 대비 매출이 55.1% 증가한 것을 반영하여 올해 100개가 넘는 역대 최다 상품들을 선보인다.

그중 계묘년 새해에 걸맞은 토끼 캐릭터 '미피', '에스더버니'와 협업한 상품으로 미피 캐릭터 미니 에코백과 에나멜 파우치, 미피 배지와 키링, 실리콘 참 등의 굿즈가 들어 있는 세트 상품 3종을 비롯해 에스더버니 투명 PVC 가방 등 캐릭터 굿즈를 내놨다.

쿼카를 모티브로 만든 '꽃카'와도 다양한 굿즈 기획 상품을 준비했다. 인형 세트과 미니 캐리어를 포함해 키링, 스티커, 띠부씰 등 다양한 굿즈가 랜덤 동봉된 기획 세트를 선뵀다.

서울 성동구에서 CU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이 씨(여)는 "캐릭터가 귀엽고 여성스러워서 그런지 확실히 1020 여자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라며 "체감상 포켓몬 띠부띠부씰 대란 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다양한 캐릭터 협업 상품이 출시되는 것에 색다른 걸 찾아다니는 요즘 세대에게 어필하기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U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짱구' 상품. [사진=고문진 기자]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U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짱구' 상품. [사진=고문진 기자]

◆ GS25, 영업 상무 '짱구' 덕에 초콜릿 매출도 61% 올라

지난 1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가 밸런타인데이를 위해 이달 1일부터 선보인 협업 기획 세트 상품 50여 종의 매출이 10일 기준 전년 동기보다 8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밸런타인데이 상품 매출도 132% 증가했다.

특히 GS25가 짱구, 크로우캐년과 함께 3자 협업으로 선보인 '짱구X크로우캐년 미니캐리어 세트'는 한정 수량 5,000개가 밸런타인데이 일주일 전인 이달 8일께 모두 완판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짱구액션가면캐리어' 등 주요 기획 세트 상품도 약 80%가 소진됐다.

짱구 캐릭터 기획 세트를 구매하려 편의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밸런타인데이 행사 초콜릿 매출까지 61% 증가했다는 게 GS25의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GS25를 운영하는 점주 김 씨(남)는 "대학가 근처라 우리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은 주로 2030 세대인데 짱구 관련 제품을 사러 40대 부모님 손잡고 들어오는 꼬마 손님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라며 "다른 구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친한 사장님은 짱구 캐리어 제품 들여오고 한동안 (캐리어 제품) 찾는 손님들 문의로 정신이 없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산리오캐릭터즈' 상품. [사진=고문진 기자]
23.02.13.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 앞에 진열된 캐릭터 '산리오캐릭터즈' 상품. [사진=고문진 기자]

◆ 세븐일레븐, 세대별 맞춤 캐릭터 확보... "전 연령을 제압하는 자가 업계를 제압한다"

세븐일레븐은 유통업계 성공 보증수표로 불리는 '산리오캐릭터즈'와 다양한 상품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2023 발렌타인데이 맞이 '산리오캐릭터즈 캐리어'는 판매 10일 만에 10만여 개가 조기 완판되며 다시 한 번 그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시나모롤 중형 캐리어'는 5만 9천 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 직후부터 품귀 현상을 보였다.

산리오캐릭터즈 캐리어는 온라인 '맘카페' 등을 통해 아이들 신학기 선물로 언급되고 있으며 구매 인증글이 쏟아지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해당 상품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산리오캐릭터즈 캐리어 상품은 오직 세븐일레븐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는 희소성과 앙증맞은 디자인이 더해져 다양한 연령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중고거래가 성행하는 만큼, 많은 분들께서 적정한 가격에 해당 상품을 구입하실 수 있도록 추가물량 공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3.02.13.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각 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점별 상품 재고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각 사 앱 캡쳐 화면]
23.02.13.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각 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점별 상품 재고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각 사 앱 캡쳐 화면]

더불어 만화는 거들 뿐, 그 시절 옛 추억을 소환하며 영화·굿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일 흥행과 품절의 신화를 쓰고 있는 슬램덩크를 세븐일레븐에서 와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슬램덩크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서 병입한 와인으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뜻하는 '슬램덩크 모먼트(slam dunk moment)'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2월 한 달 간 카카오페이머니로 결제 시 20% 할인 프로모션도 있으니 일반 와인샵 대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세븐일레븐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박 씨는 "우리 매장에는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들이 이 제품을 많이 찾았다"라며 "(슬램덩크 와인) 출시된 날 일반 와인과 같은 수량으로 발주를 넣었는데 들어오자마자 순식간에 다 팔렸고 워낙 인기 제품이라 발주 넣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리오, 짱구, 포켓몬 키링은 초등학교 고학년 손님부터 20대 젊은 층에게 이미 작년부터 선풍적인 인기였다"라며 "그냥 보면 2~3천 원짜리 키링, 피규어 같지만 그 캐릭터 자체에 꽃힌 손님들이 계속 구매하러 오니 매출 효자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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