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양육 비율 "4명 중 1명은 키워"
식품 기업의 '펫시장' 공략에 '펫보험' 출시까지... 날로 넓어지는 펫시장 사용법

 

반려묘 이미지. [이미지 출처=미리캔버스]
반려묘 이미지. [이미지 출처=미리캔버스]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요즘은 손주 선물이라고 사람 애기 물건 사는 게 아니라 동물용품 사러 가는 친구들이 나 말고도 주변에 더러 있어요."

서울에서 작은 옷 수선집을 운영하는 60대 초반 김 씨(여)에게는 3년 전 결혼한 큰 아들과 이제 막 대학을 졸업 후 막 취직한 둘째 딸이 있는데, 아들은 결혼 전부터 딩크족을, 딸은 비혼주의를 선언했다.

딩크족은 일반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로, 김 씨의 아들과 며느리는 연애 기간부터 딩크족의 삶을 지향해 온 커플이었다고 한다.

둘째 딸 역시 수선집에서 키우는 오래된 반려견에게 "다 필요 없고 너랑만 살 거야"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고, 실제 김 씨가 보기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월급의 일부를 반려견에게 쏟아 붓는다고 한다.

김 씨는 "처음에는 자식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지금도 백프로 수용한다고 말은 못 하는데, 마트 같은 데 가보면 예전하고는 달리 동물용품 코너가 떡 하니 제법 크게 자리를 잡고 있고, 나 말고도 주변 친구들 자녀 얘기 들어보면 비슷한 경우들이 많아서 요즘 세대가 살아가는 방식인가보다 하고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2023년의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묵직하고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는 반면, '6조 원의 가치'로 나날이 그 규모가 커지고 전망이 밝은 종족이 있었으니 바로 펫(반려동물)이다.

지난 2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1마리당 병원비 포함 월평균 양육 비용은 평균 약 15만 원, 20대의 양육비는 월평균 약 21만 원으로 다른 연령층보다 많고, 1인 가구는 17만 원으로 2명 이상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은 전년 대비 약 3만 원 증가했다.

독신, 비혼, 저출산 등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며 '1인 가구 천만 시대'를 공략하는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에 단연 '펫시장'은 중요 화두이다.

◆ '펫시장도 식후경', 익숙한 식품 기업의 펫시장 진출 성적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 원으로, 6년간 78%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현 성장세로 본다면 2027년 펫시장 규모는 6조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16년 8,537억 원에서 2020년 1조 3,329억 원 규모로 집계되면서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반려견 건사료가 44.1%(5,884억 원)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고양이 건사료가 25.1%(3,349억 원)로 뒤를 이었다.

우리에게 참치로 익숙한 '동원F&B'는 지난해 고양이 습식캔 국내 판매량이 2021년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펫푸드 사업에 진출한 동원F&B는 이처럼 고양이 습식 사료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2021년 고양이 사료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림펫푸드' 역시 지난해 고양이 사료와 간식 매출이 2021년 대비 약 170%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펫푸드 사업에 진출한 하림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더 리얼' 브랜드를 앞세워 2021년 반려견 시장에서 7위, 반려묘 시장에서는 6위의 매출 순위를 기록하며 같은 해 총 매출 285억 원, 영업이익 5억 6,900만 원으로 하림펫푸드 출시 이후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위의 두 기업은 이미 견고히 자리 잡은 반려동물 식품 시장의 경쟁 구도를 뚫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을, '높은 인지도'와 '자체 전용 생산 공장'이라는 치트키로 뛰어넘은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려 전문관 '몰리스 SSG'를 운영하는 SSG닷컴은 지난 14일 이마트 4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이마트 전문점(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 펫샵) 매출 총 1조 907억 원, 영업이익 166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이제는 사람 보험 말고 '펫보험'이 대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14일 금융 라이프스타일 인슈어테크 회사인 '스몰티켓'에 투자를 완료했다.

스몰티켓은 반려동물 건강관리를 위한 리워드형 어플리케이션 '펫핑(Petping)' 운영사로, 고객 라이프스타일 기반 맞춤형 보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회사이다.

인슈어테크 업계 처음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2018년 9월 지정대리인에 선정되었으며, 2019년 7월 건강증진형 펫보험으로 혁신금융사업자에 선정되는 등 종합 펫헬스케어 플랫폼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이번 투자는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펫보험시장 개척과 인슈어테크 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목적으로 단행되었으며, 향후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해외시장 진출 기회 모색, 인슈어테크의 혁신적인 DNA 이식까지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13년 출범 후 9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 중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스몰티켓과의 협업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펫보험은 애완동물의 피부병을 포함한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타인의 신체에 피해를 입히거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손해를 입혀 부담하는 배상책임 손해도 보장한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현 정부의 펫보험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생명보험사들의 펫보험 공략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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