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이미지. [사진출처=미리캔버스]
홈술 이미지. [사진출처=미리캔버스]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이 가져온 ‘홈술’ 문화의 정착은 거리두기가 해제된 엔데믹에 접어들며 그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3년 전에는 바이러스 확산이 두려워 집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은 고물가가 무서워 선뜻 밖에서의 여유로운 한 잔에 지갑 열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김 씨(여)는 “요즘 밀키트가 너무 잘 나와서 홈술 안주도 퀄리티 빠지지 않게 해먹을 수 있다”라며 “시끌시끌한 밖에서 불편하게 돈 쓸 바에 집에서 속 편하게 먹고 마시는 게 이득이다“라며 홈술의 장점을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55세 김 씨(남)는 “딸들이 딱 요즘 젊은이들 세대라 내가 가끔 반주를 하고 싶을 때면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본인들이랑 같이 홈술하자고 한다”라며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네 식구 외식 한 번 나가면 오만 원짜리 두 장은 그냥 나가는데, 더 저렴하게 동네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같이 대화도 나누며 가족들과 한잔하는 그 시간이 일주일의 피로를 녹인다”라고 말했다.

4월부터는 주세 인상 등의 이유로 소주 한 병에 6,000원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애주가들은 홈술족을 위한 주류업계의 마케팅에 더욱 눈길이 간다.

 

지난 23일 서울 시내 세븐일레븐 3개점에 이른 아침부터 위스키 구매자가 몰리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지난 23일 서울 시내 세븐일레븐 3개점에 이른 아침부터 위스키 구매자가 몰리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 MZ세대 저격한 ‘독주’의 독주... 레시피와 재료만 있으면 여기가 홈바

술 좋아하는 아버지들의 전유물이던 독주가 최근 MZ세대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국내 위스키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위스키는 소주나 맥주에 비해 가격대가 있어 보통 선물용 혹은 비즈니스 자리에서 접하는 주류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각종 매체를 통해 위스키와 토닉워터 등을 섞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여러 음식을 곁들여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주종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가정용 위스키 수요 상승으로 위스키 수입액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1년 위스키 수입액은 1억 7,534만 달러(한화 2,115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억 3,246만 달러(한화 1,598억 원) 대비 약 32.4%, 코로나19 발생 이전이었던 2019년 1억 5,393만 달러(1,889억 원) 대비 약 13.9% 증가한 수치다.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2018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위스키 시장이 2015년 이후 6년만에 최고 수입을 기록하면서 관련 업계는 위스키 시장에 부흥을 일으킨 MZ세대 모시기에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행사를 성황리에 마친 이마트가 재빠른 물량공수로 2월 위스키 행사를 진행한다.

매장 판매는 25일(토) 단 하루 진행되며, ‘발베니 12년 더블우드(700ml)’ 1,200병을 전국 이마트 52개 점에서 11만 원에, ‘산토리 가쿠빈(700ml)’ 8,400병을 이마트 직영전점에서 3만 9,800원에 판매한다. 특히 산토리 가쿠빈은 하이볼 유행의 원조격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이마트앱 판매는 27일(월) 오전 10시 ‘와인그랩’ 페이지에서 오픈하며, ‘발베니 12년 더블우드(700ml)’ 900병을 11만 원에, ‘맥칼란 12년 더블캐스크(700ml)’ 660병을 10만 8천 원에, ‘발베니 14년(700ml)’ 300병을 17만 8천 원에 판매한다.

이마트앱으로 구매할 시 결제는 앱으로 진행되며, 수령할 매장(이마트 직영매장)과 날짜를 직접 지정해 픽업하면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이마트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올해(1/1~2/22)도 20% 늘었다”라며 “지난 1월 위스키 행사에 대한 고객 호응이 커 이번 행사를 곧바로 기획했는데, 위스키는 숙성 기간이 길어 대량 판매가 어렵지만, 고객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최대한의 수량을 확보해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와인과 위스키 성지로 불리는 롯데마트 보틀벙커는 3월 15일까지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 2022′ 팝업스토어를 연다.

지난 22일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에서 진행된 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원장의 ‘위스키 멘토링’ 참석 시음회 신청은 오픈 1시간 만에 마감되면서 위스키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13일 공개한 하이트진로 신규 TV 광고. 2024년 출시 100년을 맞는 진로는 홀쭉해진 두꺼비로 ‘진로 제로 슈거’를 표현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지난 13일 공개한 하이트진로 신규 TV 광고. 2024년 출시 100년을 맞는 진로는 홀쭉해진 두꺼비로 ‘진로 제로 슈거’를 표현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주류에도 ‘헬시플레져’는 존재한다... ‘무알콜’, ‘제로슈거’ 시장 확대

무알코올 맥주를 두고 “안 마시느니 못 하다”고 말하는 것도 요즘 세대에게는 맞지 않다. 다음 날을 생각하면 무리하게 마시고 싶지 않지만, 기분은 내고 싶은 수요가 늘어나며 무알코올 맥주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주류가 아닌 음료로, 알코올이 전혀 없으면 ‘무알코올’, 알코올이 1% 미만으로 들어있으면 ‘논알코올’로 세부 분류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무알코올(논알코올 포함) 맥주 시장 규모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총 1,510만 리터로, 4년 전 2017년 수치(520만 리터)의 3배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0.3%에서 0.7%로 상승했다.

우리보다 주류 시장의 흐름이 빠른 일본 역시 무알코올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본의 주류 제조업체 산토리가 지난해 발표한 산토리 무알코올 음료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2015년 이후 8년 연속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무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는 4,171만 케이스(330mLx24병)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1년의 104% 수준이다.

국내 주류 3사를 살펴보면 우선 하이트진로의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오비맥주의 논알코올 맥주 ‘카스제로’가 있다.

무알코올 맥주보다 훨씬 치열한 시장이 있으니 바로 ‘제로슈거 소주’이다.

국내 제로슈거 소주 돌풍의 시작은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다. 새로는 출시 첫달 680만 병, 다음달 700만 병, 지난해 11월 1,400만 병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누적 판매량 5,000만 병을 넘겼다.

이에 하이트진로도 질세라 ‘진로이즈백 제로슈거'를 출시해 새로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50년 소주 제조 전문 기술력을 자랑하는 맥키스컴퍼니에서는 국내 최저 도수, 최저 칼로리 소주 ‘선양(鮮洋)’ 출시 계획을 밝히며 국내 제로슈거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양’은 산소숙성공법과 쌀·보리 증류원액을 첨가해 소주의 본질적 가치인 깔끔한 맛은 유지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국내 최저인 14.9도로 낮춰 부드러움을 강조, 최저 열량인 298kcal(360ml)를 구현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현준 소주업계에서 유일하게 ‘크라운 캡(Crown Cap)’을 적용해 뚜껑을 따서 마시는 소주라는 특별한 즐거움을 담은 선양은 오는 3월 2일 대전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아트&사이언스점 5층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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