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야밤에 동대문구청 불법노점 6곳 강제철거
노점상인들, 하루아침에 일터 잃고 시위 참여 구청과 대화 시도
인근 주민, “구청과 노점상인 원만하게 타협 안돼 안타깝다”

23. 03. 20. 지난 20일 경동시장 인근 서울 나은병원 앞에서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주도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박시나 기자]
23. 03. 20. 지난 20일 경동시장 인근 서울 나은병원 앞에서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주도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동대문구 경동시장 일대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상인들 외에 인근 노점상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동대문구청이 노점 6곳을 강제 철거에 나서자 다음 대상으로 지목될 우려에서다. 

강제 철거를 당한 노점상인들은 길거리로 나서며 동대문구청의 철거에 항의했다. 노점 상인들은 철거 철회에 나서기 전까지 항의와 함께 대화도 촉구했다.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상인들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구청과 노점상인과의 원만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21일 동대문구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야간 왕산로, 고산자로 일대 노점 6개소를 대상으로 올해 7번째 노점 정비 활동에 나섰다.

구청은 정비 활동이란 명분으로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6개 노점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제철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노점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됐다. 구청은 노점 철거한 자리에 화분을 설치했다.

이에 노정상인들은 4일이 지난 20일 경동시장 인근 서울 나은병원 앞에서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주도로 시위를 열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살인 철거 왠말이냐, 생존권을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구청의 강제 철거에 반발했다.

시위에는 일터를 잃은 노점 상인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노점 지역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자릿세를 내가며 장사를 해왔다. 구청도 그동안 노점 상인에 대해 암묵적으로 허용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야밤에 구청이 강제 철거에 나섰고, 아침에 노점에 들린 상인은 철거된 모습을 보고 허탈해했다.

문제는 이런 노점이 철거된 6곳 외에도 많다는 것이다. 철거된 노점을 바라본 다른 노점 상인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동시장에서 10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 김 씨(72세)는 “이 지역에서 노점 상인들이 불법임에도 공공연하게 가게 자릿세를 매매하고 있는데 그쪽(철거된 6곳)만 어떻게 알고 구청에서 밤에 와서 다 철거시켰다”며 “허가 없이 하는 노상인들은 이번 강제 철거를 시작으로 자리를 뺏길까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20년 넘게 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고씨(남‧52세)는 “경동시장 오고갈 때마다 정리되지 않은 노점상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다고 생각했다”며 “한번 정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원만하게 타협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 참여한 노조원인 배씨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구청에서 별안간 야밤에 노상을 철거하고 회단대를 놓았다. 이것은 노점상에 대한 경고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나은병원 앞 노점상 뿐 아니라 경동시장 일대에서 하루 벌어먹는 또 다른 노점상인의 생존권에 위협이 되고 있어, 구청에 대화를 시도했으니 기다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거 후 구청에서 갖다놓은 회단을 다 치울 수 있지만 구청과 대화를 원하고 있어 참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