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표 교육학 박사
최광표 교육학 박사

욕심(慾心)은 필요 이상으로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바라거나 얻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뜻한다. 더 나아가 탐욕(貪慾)은 욕심이 지나쳐서 자기의 뜻에 맞는 일이나 물건에 애착하여 탐을 내고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을 말한다. 욕심(慾心) 자체는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닌 가치중립적인 용어이다. 욕심(慾心)은 적절하게 선의적ㆍ긍정적으로 사용하면 동기유발의 발판이 되고, 이와 반면에 과도하게 악의적ㆍ부정적으로 사용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욕심의 명암(明暗)과 교훈(敎訓)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쨰, 욕심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중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 욕구의 5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인간에게 하위 계층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상위 계층의 욕구가 나타나며 일단 충족된 저층적인 욕구는 더 이상 동기부여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둘째, 적당한 욕심은 목표달성을 위한 동기가 된다. 적당한 욕심은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하고 현재 상황에서 좀 더 노력할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욕심을 부려 노력하다 보면 너무 높아 보였던 목표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욕심에 의해 동기부여 정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요구, 결핍사항, 그리고 열망을 충족시키려는 의지가 높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자신들의 노력과 열정을 쏟게 된다.

셋째, 욕심은 배타적 이기주의자를 만든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고전 소설인 흥부전에서 놀부와 흥부 두 사람은 한 부모에게 태어난 형제지만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형인 놀부는 욕심이 너무 많아서 흥부를 천대하고 배타적으로 자기만 배부르고 만족하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욕심이 지나치면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배타적 이기주의자가 되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소외가 될 수밖에 없다.

넷째, 지나친 욕심은 후회와 불행을 가져온다. 고대 그리스의 마이다스 왕은 욕심이 많아 전세계의 금덩이를 모두 소유하고자 기도를 하였다. 그러자 신이 나타나 ‘네가 만지는 것을 모구 금이 된다’고 계시를 하였다. 왕이 향연을 베풀고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만지자 금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사랑하는 부인도 딸도 왕이 손을 대자 금덩이가 되었다. 왕은 후회를 하면서 다시 기도를 하였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욕심이 지나치면 이와 같이 후회와 불행을 가져온다.

다섯째, 욕심은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게 만든다. 유대인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로 어느 사람이 당나귀를 타고 가는데 난장이가 나타나서 “만약 당신이 개울을 건널 때 조약돌 2개를 주어서 개울을 건너면 기쁨과 후회를 동시에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호기심이 생겨서 무심코 조약돌 2개를 주머니에 넣고 개울을 건넌 후 한쪽 주머니 조약돌을 보자마자 황금덩어리로 변해 기쁨을 느꼈고, 다른 쪽 조약돌도 보자마자 그것도 황금덩어리도 되어 기뻤다. 그러나 건너왔던 개울을 돌아보는 순간 조약돌을 많이 못 가져 온 것을 후회했다. 인간의 삶의 과정은 이와 같이 믿음이 있을 때는 기쁨을 느끼고, 욕심이 생길 때는 후회를 하게 된다.

여섯째, 욕심은 선택을 어렵게 하여 갈등을 일으킨다. 동가식 서가숙(東家食 西家宿)이란 고사성어(故事成語)는 밥은 동쪽 집에서 얻어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잔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아버지가 나이든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이웃집 청년 둘 중 하나에게 보내기로 하였다. 문제는 한 청년은 부자이나 못생겼고, 다른 청년은 가난하나 잘생겼다. 아버지는 딸이 스스로 택하도록 청년 둘을 집으로 초청하고 동쪽 부자가 마음에 들면 오른쪽 소매를 걷고, 서쪽 가난한 청년이 마음에 들면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리도록 하였다. 결심의 순간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은 딸이 양쪽 소매를 걷어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딸에게 물어보니, “밥은 동쪽 부자 집에서 먹되 잠은 서쪽 잘생긴 집에서 자고 싶어요”라고 응답하였다. 이와 같이 욕심이 지나치면 선택이 어려워져서 결국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일곱째, 욕심이 지나치면 패가망신을 당한다. 욕심이 지나치면 부정, 부패, 비리, 편견과 무리수에 연루되어 패가망신(敗家亡身)을 하게 된다. 물질적 욕심은 소유를 통한 경제적 부를 추구하고, 육체적 욕심은 존재를 위해 운동과 영양섭취를 추구하며. 정신적 욕심은 심리적 안정과 만족을 추구하며, 사회적 욕심은 성공과 출세를 추구한다. 그러나 독재자의 욕심은 권력을 남용하여 인권을 말살하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정치가의 욕심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선, 선동, 부정, 부패, 비리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로 킨다. 그리고 기업가의 욕심은 정경유착으로 불법적인 탈법과 탈세를 하게한다.

여덟째, 욕심을 줄이려면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맹자는 "마음을 기르는 데에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시중에서 용모, 두뇌, 재력의 3박자를 구비한 젊은이를 가리키는 엄친아 혹은 엄친 딸이라는 말은 자신의 자녀와 다른 집 자녀를 비교하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나의 부족함과 초라함은 남과 나를 비교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아무리 욕심이 나더라도 자신의 물건이 아니거나, 자신의 분수를 넘어서는 물건이면 더 이상 탐내지 않고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아홉째, 자신만의 절대적 기준으로 청렴해야 한다. 절대적 기준은 다른 것과의 관계나 대립 또는 상관으로 존재하지 않고 기준이 그 자체로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똥 묻는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은 자신의 잘못이 더 크고, 또 변변치 못한 놈이 남의 흉을 본다는 의미다. 시중에 널리 알려진 “내로남불”이 만들어진 대한민국에서 청렴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 없는 욕심 많은 정치인들로 인해 도덕적 해이가 팽배하여 지고 있다.

열째, 돕고 나누는 공생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크거나 작은 욕심이 있지만 지나친 욕심을 제거하거나 절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욕심을 줄이는 방법은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인류사회의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의 이익을 배려하는 공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동의 이익 속에 자기의 몫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극단적 이기주의에 떨어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욕심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욕심이 삐뚤어진 것이 문제다. 노후 행복을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현재 상황에서 만족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욕구 충족을 위하여 노력은 하되 행복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과 조직생활을 위해서는 욕심은 줄이고 탐욕은 버려야 할 것이다. 선택은 가장 좋은 것을 가지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욕심 때문에 선택에 갈등이 있을 경우 욕심이 많이 가는 쪽을 버리는 것을 바람직하다. 행복은 절제에는 비례하지만 욕심에는 반비례한다. 따라서 노후에 행복하려면 선의적ㆍ긍정적 욕심이든 악의적ㆍ부정적 욕심이든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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