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침투한 마약, 최근 미국 사망원인 1위
국내 상황 증가 추세, 심각성 일깨워 주변 돌아봐야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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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라임 / 양하늘 기자] 남 일인 줄 알았던 ‘마약 문제’가 일상생활 속 주변부로 가까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약 복용, 호기심에라도 제발 하지 말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 사망자보다 많다···‘펜타닐 중독’ 미국 사망원인 1위

현재 미국의 마약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보다 마약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 약물은 펜타닐이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에 달하는 중독성에다 죽음에 이르는 치사량은 단 2mg에 불과해 치명적이다.

본래는 말기 암환자나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로 개발됐지만 지금은 미국의 최악의 약물 위기 주범이 된 지 오래다. 2010년대부터 마약으로 오용되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는 불법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의 비영리기관 시민단체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들(Families Against Fentanyl)’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20만 949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사망자가 21만명에 이르는 데다 2015년 후부터는 급격한 확산세를 타고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100%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여 놀라움을 주고 있다.

2022년 5월 23일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서 마약에 취해있는 사람들의 모습 [출처=kimgary유튜브 캡처]
2022년 5월 23일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서 마약에 취해있는 사람들의 모습 [출처=kimgary유튜브 캡처]

2021년 기준 18~45세 미국 인구의 사망 원인 1위는 펜타닐 중독이다. 여기에 더해 10대 사망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펜타닐과 전쟁 중인 미국의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들’의 짐 라우 대표는 “2015년 이후 영유아 사망이 약 10배 증가했고 1~14세 연령층의 사망은 15배로 14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펜타닐이 사탕 모양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어 아이들이 ‘무지개 사탕’ 또는 ‘할로윈 캔디’로 잘못 인식해 오복용하는 사례가 잇따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일상까지 침투한 마약으로 미국의 안전지대는 어디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불법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로 지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짐 라우 대표는 “우리는 모든 관련 연방 기관이 불법 펜타닐과 그 유사체를 대량살상무기로 명명함으로써 이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명 손실과 경제 피해 측면에서 마약이 대량살상무기와 같은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국내 안전한가···안전지대 없다고 봐야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 최근 2년 새 마약 관련 뉴스가 곳곳에서 자주 들린다.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말은 이미 빈번해졌고, 일각에서는 심각성으로 따지면 ‘저출산 다음으로 마약 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발간한 ‘마약류 감정 백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 약물은 단연 펜타닐이다. 펜타닐은 국내에서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으로 지정된 약물이다.

지난해 밀수 경로별 비중 및 증가율 [출처=관세청]
지난해 밀수 경로별 비중 및 증가율 [출처=관세청]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국내 무역경제 범죄는 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마약·외환·관세 사범 등으로 범죄 규모는 전년보다 2배 이상이 증가했다. 이 중 마약 범죄가 771건 적발됐고 600억원 규모였다.

관세청은 최근 마약밀수가 증가 추세에 있고,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마약 밀수의 경유지나 환적지로 이용되던 것에 비해 최근 들어 최종 소비지로 대부분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관세청에서 발표한 밀수 경로별 비중 및 증가율을 살펴보면 동년대비 여행자를 통한 반입 경로가 157% 증가, 특송 화물을 통해서는 86% 증가, 국제 우편을 통해서는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또한 펜타닐로 인한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펜타닐류의 약물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손쉽게 유통되는 문제로 학생들의 중독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수, 호기심 접했다(?) ‘살려면’ 주변에 알려야

전문가들은 마약이 한두번으로도 중독되기 쉽기 때문에 경계해야한다고 말한다. 

'우리동네신경외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포 뉴고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조성윤 뇌신경센터장과 송경선 과장은 채널을 통해 마약의 부작용에 대해 여러차례 자세히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실수 또는 호기심으로 접하게 되더라도 중독에서 빠져나오려면 주변에 알려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한번 빠지면 혼자서는 못나오는 것이 마약의 특징"이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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