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까지 제휴 할인 회신 답변 달라 없으면 의사 없는 걸로 인지
상인회, 제휴 할인 하면 NC소프트 NHN 직원들 반발 다 할인해주면 남는 게 없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I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I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주변 상가들과 할인 제휴를 맺기 위한 움직임에 상인회측이 반발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인회측은 사전에 논의 없이 할인제휴 공문을 보낸 것에 격양된 분위기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갑질’로 판단, 사과를 요구 중이다. 양측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음식 할인 제휴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상인들에 보낸 ‘H스퀘어 인근 제휴 할인 문의’ 제목의 공문에 따르면 주변 상가들과 할인 제휴를 맺어 내부 직원들에게 홍보를 진행하려 한다며 4월 초부터 직원들이 해당 상가에 방문했을 때 ‘사원증 제시 시 어느 정도 할인 제공’이 가능한지, 만약 긍정적이라면 문자로 오는 7일까지 회신 해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저희 직원은 1200명 정도라고 알렸다.

격양된 상인들 사과 요구…음식값 깎아달라니 

공문 내용을 뜯어보면 고물가로 인해 음식값이 오르면서 직원들의 점심값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한 취지로 상인들과 할인 제휴를 맺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공문을 받아본 상인들은 일단 격양된 분위기다. 상인들이 모인 단톡방에는 ‘자기들이 하루에 몇 명 대놓고 먹는다면 모를까 어차피 바쁜 시간에 다른 손님들 받는데 싸게 해주는 사람들 홀에 채워놓고 스트레스만 받을 거 같다’, ‘저도 종이 버렸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1200명 내세워놓고 잔머리 굴리는 이런 사람들, 자영업자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대기업이 같이 상생을 도모하지는 못할망정 지들 사원 많으니 깎아달라고 하는 건데 다른 회사에서 우리도 깎아달라고 하면 어째요?’ 등 격양된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본지에 제보한 한 상인회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본인들(카카오엔터프라이즈)은 자율적으로 참여를 원한다고 하지만 상인들 입장에서는 참여(제휴할인)한 업소에는 적극적으로 미뤄주고 그렇지 않은 업소는 안가겠다는 얘기로 들려 상인들이 공문을 받고 되게 화가 많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10년 넘게 장사를 해왔지만 제휴할인이 상생이 될지 의문이다”며 “싸게 먹겠다는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NC소프트나 NHN 등 직원들이 보고 반발할 수 있어 다 할인해주다 보면 결과적으로 상인들만 손해 볼 수밖에 없어 음식값을 올려야 한다”고 한탄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H스퀘어 인근 상가 규모를 보면 10평, 13평정도 가게들로 하루 매출이 100만 원 정도 나온다. 제휴 할인으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게 되니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말한 상생과 거리가 멀다는 게 상인회측의 반응이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결국 음식값을 올려야 하는데 결국 직원들의 호주머니는 더 얇아질 수밖에 없어 악순환만 되풀이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상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상인들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공문을 보내기 사전에 제휴 할인 건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 어느 정도 공론화가 된 이후 하길 바랐지만 공문 한 장 딸랑 보내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제휴 할인 의사가 없다는 걸로 인지하겠다는 것에 ‘갑질’로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측이 상인들에게 보낸 공문.  [사진제공= 제보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측이 상인들에게 보낸 공문. [사진제공= 제보자]

◆상생 취지 오해…“강요, 부담 드린 바 없다” 

이와 관련 카카오엔터프라이즈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사측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상인들과 제휴 할인을 확대하는 게 상생이라고 생각했다”며 “할인 제휴를 거부를 한다고 해서 (음식점)불매운동을 하거나 이런 것도 전혀 아니다. 할인 제휴를 맺지 않은 곳을 이용하지 말라고 해서 직원들이 안 가고 그런 것 아니다”고 말했다.

공문을 먼저 보낸 것과 관련해선 “강압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갑질로 보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사측은 상인회가 있는 것도 파악하지 못했다.

회신 날짜 기일을 정한 것에 대해선 “일단 1차적으로 7일 까지 받고 또 추후에 계속 문의(제휴할인)가 들어오시는 분 있으면 추가 업데이트를 하려고 한다”며 “먼저 일단 공지는 해야 되니까 기일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측은 상인회측의 반발과 상인들의 격양된 분위기에도 공문 내용대로 제휴할인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상인회측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일방적 진행에 단단히 뿔난 상인들이 사과 없이는 제휴할인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상인회측의 사과 요구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과까지 해야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과는 힘들다”고 밝혔다,

상인들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측의 입장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주변 상가들과 제휴 여부는 온전히 개별 상가 및 상인회가 결정하시게 됐다”며 “해당 과정에서 어떠한 강요나 부담을 드린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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