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최광표 교육학 박사
칼럼니스트 최광표 교육학 박사

착각은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감각적으로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개념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착각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가끔 겪을 수 있는 일상의 경험이다. 그러나 착각은 자유가 아니라 지각력 오류,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심리적 불안, 정보력 결핍, 인지력 부족, 병리적 질병 등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러므로 착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영향과 결과는 긍정적인 경우보다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다.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세계 4대 성인에 속하는 석가모니는 인생에서의 착각을 ‘내가 오래 산다는 착각, 내 말이 다 옳다는 착각, 남들이 다 나를 좋아한다는 착각’ 등의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이외에도 사람들은 개인생활, 조직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항상 잘해줬다는 착각, 내가 아니면 망한다는 착각, 사랑은 받는 것이라는 착각, 잘못에 책임이 없다는 착각, 가난이 조상 탓이라는 착각, 내일이 저절로 온다는 착각, 지구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그리고 나만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착각이 미치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첫째, 긍정적 착각은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독일의 철학자 슈타인(Stein)은 착각을 현실과 다르게 지각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착각은 거짓된 정신 이미지(image)이면서 동시에 유쾌하고 무해하며, 심지어 유용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미국의 심리학자 브라운(Brown)은 자신과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정신건강에 필수적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하여 어떤 착각은 정신건강에 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둘째, 감각적 착각은 장애를 일으키게 한다. 각종 운동경기에서 거리와 운동 속도에 관하여 착각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높이뛰기의 양쪽 지주(支柱)의 폭이 좁으면 바가 높게 보여 뛰어오르기가 힘들며, 넓으면 낮게 보인다. 또 좁은 코트에서 구기를 연습하다가 갑자기 넓은 코트에 가면 거리를 착각하는 수가 흔히 있다.

셋째, 상상적 오류 착각은 죽음에 이르게 한다. 1950년대에 영국의 컨테이너 운반선 한 척이 리스본 항구에 도착하였을 때 냉동 컨테이너의 문을 연 선장이 죽어있는 한 선원을 발견했다. 그 선원은 화물을 내리기 위해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가 안에 있는 것을 모르는 다른 선원이 밖에서 냉동실 문을 닫아 버렸던 것이다. 선장이 컨테이너 안의 온도를 재 보자 온도계는 섭씨 1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선원은 자신이 갇혀있는 냉장고 문을 열수 없게 되자 자기가 춥다고 생각하는 상상과 착각 때문에 죽은 것이었다.

넷째, 과잉 기대감 착각은 게으르게 만든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고사성어는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는 말로 본업에 전념하지 않고 요행만을 바란다는 뜻이다.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하루는 밭을 갈고 있는데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밭 중간에서 달려오다가 머리를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치고는 기절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 농부는 요행을 바라고 다음날부터 밭을 갈지도 않고 풀도 뽑지도 않고 매일 나무 그루터기 아래에 앉아 토끼가 다시 달려와 나무에 부딪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다섯째, 위기 상황 착각은 상대를 속게 만든다. 고대 그리스의 이숍 우화(寓話)에 나오는 이야기로 당나귀가 숲에서 풀을 뜯다가 늑대를 만났다. 당나귀는 늑대가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것을 알아채고 꾀를 내어 다리를 절뚝거렸다. 늑대가 당나귀한테 왜 절뚝거리냐고 묻자 당나귀는 다리에 가시가 박혔으니 빼어 달라고 하면서 그냥 자기를 잡아먹으면 가시가 목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 늑대는 목에 가시가 걸리는 것이 싫어서 가시를 빼려고 당나귀 발에 코를 박는 순간 당나귀가 늑대의 얼굴을 힘껐 걷어차자마자 늑대는 멀리 나가 떨어졌다. 당나귀가 달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늑대는 뒤늦게 당나귀에게 속을 것을 후회했다.

여섯째, 눈으로만 보는 착각은 오해를 유발한다. 어느 날 공자의 아끼는 제자인 안회가 밥을 짓고 있는데, 아궁이의 티끌이 솥 안으로 날아 떨어졌다. 안회는 아까운 생각이 들었는지 그것을 먹어버렸다. 마침 이 장면을 본 자로가 공자에게 찾가 안회가 제사 밥을 훔쳐 먹었다고 일렀다. 공자가 조용히 안회를 불러 이유를 묻자 안회는 “밥을 짓는데 티끌이 밥솥에 떨어졌습니다. 그 깨끗하지 못한 부정을 탄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어서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자는 자로와 다른 제자들을 함께 불러서 눈으로 보는 것의 한계와 착각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인생의 가르침을 주었다.

일곱째, 다수가 말하는 거짓은 사실을 착각하게 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는 세 사람이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사실로 믿는다는 뜻의 고사성어(故事成語)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위나라가 태자를 조나라에 인질로 보낼 때 왕이 평소 신임하던 방총과 같이 보내 태자를 돌보게 하였다. 방총은 자기가 나가 있는 동안 자기를 헐뜯는 사람이 있을 경우 왕의 신임을 잃게 될 것이 걱정되어 “저자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세 사람이 말하면 누구나 믿게 되므로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방총이 조나라고 간 후 그를 비방하고 중상하는 말이 부단히 왕의 귀에 들어가니 결국 왕이 방충을 멀리하여 중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덟째, 심리적 착각은 의욕을 상실케 한다. 사면초가(四面楚歌)는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외롭고 곤란한 지경에 빠진 형편을 뜻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다. 초나라의 항우가 한나라와 휴전협정을 맺고 돌아가던 중 휴전협정을 위반한 한나라 명장 한신에게 포위를 당했다. 어느 날 밤 고향을 그리는 구슬픈 초나라의 노래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가뜩이나 고달픈 병사들은 초나라 노래를 듣자 향수에 젖어 눈물을 흘렸고, 패전을 알게 된 병사들이 한나라로 도망을 가자 초나라 항우는 결국 자결로 생을 마감하였다.

아홉째, 완벽성 착각은 인생을 허비하게 한다. 한 사나이가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결혼할 상대로 완벽한 여성을 찾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는 70세가 되도록 완벽한 여자를 찾는데 일생을 허비하고 홀아비가 되었다. 일찍 결혼을 한 그의 친구가 70세된 홀아비를 다시 만나서 완벽한 여자를 한명도 못 찾았는지를 묻자, 홀아비는 우연히 완벽한 여자 한 명을 만났다고 말했다. 친구는 너무 반가워서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고, 홀아비는 침울한 표정으로 “그 여자도 완벽한 남자를 찾고 있더군.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네”라고 말하였다.

열째, 정당방위 착각은 살인을 유발하게 한다. 1991년 미국 LA 한인타운의 한 마트에서 주인이던 한국계 여인이 음료수를 구입하려던 흑인 소녀를 강도로 착각하여 총으로 쏘아 죽인 사건이 있었다. CCTV 영상 속에서 한 흑인 소녀가 오렌지 쥬스를 자신의 가방 속에 넣은 것을 보고 도둑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 소녀가 계산대에 왔을 때 주인이 가방을 뺏으려 하자 실랑이가 벌어져 소녀가 주인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자 흉기를 든 흑인 강도들에게 끊임없이 시달렸던 마트 주인은 흑인 소녀가 강도라는 착각을 하여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숨겼던 총으로 쏘게 되었다. 그러나 주인이 얼굴을 맞고 쓰러졌을 때 주인을 때리던 그 흑인 소녀의 손에는 이미 오렌지 쥬스 값을 지불하기 위한 돈이 들려있었다. 법원의 판단은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동안 흑인강도가 많았기 때문에 주인이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라고 정당바위로 판결하였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착각하는 존재이다. 착각은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감각적으로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개념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는 것들은 못 본다. 내가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것은 그 말은 다른 것은 못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모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착각을 최소화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해야 개인생활, 조직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바람직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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