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장마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날씨 탓을 하고 싶지 않지만, 점점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는 환경 덕분에 체력적으로 지치는 요즘이다.

덥다고 시원한 음식만을 찾다가는 배탈이 나기 십상이니 마음 놓고 차가움을 즐길 수도 없는 답답한 계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유독 이맘때 증식하여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존재가 있으니 바로 ‘균(菌)’이다.

특히 여름철 대표 질병 중 하나인 식중독은 병원성대장균으로 인해 발병하는데,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의 60%는 기온이 높은 6월~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

식중독은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장 흔한 증상으로 구토와 복통, 설사가 있으며, 그 외에 발열, 두드러기, 근육통, 의식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원인 물질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니 경미한 징후가 보일 때 바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식재료에 맞춰 적정 온도 이상으로 익혀먹는 등 위생수칙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이러한 균의 행보는 마치 ‘말’과 많이 닮아있다.

무색무취,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들어와 영향을 주고, 당장에 기분이 바뀌지 않더라도 한켠에 머무르며 간혹 오래도록 영향을 주고, 처음 들었을 당시에는 단순히 기분만 달라진 줄 알았는데 그 이상으로 삶의 다방면에 잔재를 남기며, 사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뱉어야 하는 말.

말은 구성하는 단어, 맥락, 분위기와 환경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내포하여 상대에게 전달된다. 입이라는 신체 기관을 통해 들어오고 나오는 모습도 말과 균의 동일한 습성이다.

뿐만 아니라 이 둘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이로운 것, 혹은 체내에 들어와서 악영향을 끼치는 해로운 것, 둘 다 존재한다.

대표적인 좋은 균으로는 유산균이 있다. 유산균은 유제품과 김치 등에 들어 있으며, 탄수화물 같은 당류를 분해해 젖산을 만드는 세균으로 장 속에 살면서 잡균에 의한 이상 발효를 막는다.

맥주에 들어 있는 효모 역시 알코올로 만드는 세균으로 빵, 맥주, 포도주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페니실린을 얻을 수 있는 푸른곰팡이에는 유해한 균이 많지만, 동시에 항생 물질을 얻을 수도 있어 많은 세균성 질환에 도움을 준다.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조언을 통해 인류에게 전해져 왔다.

우리나라 속담만 보아도 ‘말이 씨가 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등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점을 강조하는 격언이 많다.

2009년 10월 9일 한글날 방영한 MBC 특집방송 ‘실험다큐 말의 힘’에서는, 두 병에 밥을 넣어 한 병에는 ‘고맙습니다’를 써서 좋은 말을, 다른 한 병에는 ‘짜증나’를 써서 나쁜 말을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4주 후 병뚜껑을 열었을 때, 좋은 말을 들려준 밥에는 하얀 곰팡이가 예쁘게 자란 반면, 나쁜 말을 들려준 밥에는 심한 악취를 동반한 거무스름한 곰팡이가 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말의 파동과 주파수에 담긴 감정이라는 진동이 미생물의 번식에도 영향을 주는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에서는 어떻게 작용하겠는가. 마음의 병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당장에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큼 의미 있는 말은 어려워도, 이 여름의 무게감을 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오늘을 버티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오늘도 고생 많았어”, “수고했어 오늘도”, “누구보다 잘하고 있어” 등의 진심 어린 응원의 한 마디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본격적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 내리는 월요일, 서로의 몸과 마음 건강을 위해 좋은 말을 가까이하는 한주가 되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