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25년 방문상담 일본 경험 배우고 소통···온·오프라인 70여명 참석

‘사회적 관계 취약 청년 지원전문가 양성과정’ 포럼···은톨이 지원 네트워크 형성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인 윤철경 박사가 4일 송파구 디앤지홀에서 ‘은둔형 외톨이 방문상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된 포럼의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하늘 기자]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인 윤철경 박사가 4일 송파구 디앤지홀에서 ‘은둔형 외톨이 방문상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된 포럼의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하늘 기자]

히키코모리는 1990년대부터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방이나 집 등 한정된 공간에서 6개월 이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다. 

히키코모리는 일본만의 문제일까. 한국에서는 이들을 다른 말로 ‘은둔형 외톨이’라 부른다. 한국도 어느새, 만 19~34세 연령 중 24만 4천명이 은둔 청년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단법인 지엘청소년연구재단은 오금청소년센터, 경기사랑의열매와 함께 4일 서울 송파구 디앤지홀에서 ‘은둔형 외톨이 방문상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한 이번 포럼은 현장 실무자들과 당사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함께 고민하며 소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의 발표자로는 히키코모리 청소년과 청년들을 25년간 방문상담해온 일본 개선숙교육상담연구소 후지사키 이끄코 카이젠주크 소장이 나서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전했다.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일본 개선숙교육상담연구소 후지사키 소장이 온라인을 통해 25년간의 히키코모리 청년 방문상담 사례를 한국 참여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사진=양하늘 기자]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일본 개선숙교육상담연구소 후지사키 소장이 온라인을 통해 25년간의 히키코모리 청년 방문상담 사례를 한국 참여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사진=양하늘 기자]

후지사키 소장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모든 사회서비스를 거부하는 청소년, 청년들을 어떻게 방문상담할 수 있었을까. 

후지사키 소장은 은둔 청소년 및 청년 방문상담 시 ”미움받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이가 좋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5년간 축적된 실제 사례를 들어 현장 상담가들에게 필요한 부분과 노력에 대해 공유했다.

이날 포럼에는 실제 은둔형 자녀를 둔 부모와 은둔 청년 당사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교 교사와 복지사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지엘 천개의 별 부모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욱 씨는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까 누군가가 집으로 찾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었다”고 밝혔다.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 윤철경 박사는 ”부모님들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한 바람인 거 같다”며 ”현재 한국 실정상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 상태”인 현실을 토로했다. 윤 박사는 ”일본처럼 전문 방문상담조직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후지사키 소장은 방문상담을 위해서는 부모와 상담사 간의 신뢰 관계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당사자와 소통이 어려울 때는 부모와 소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부모들의 간절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자녀의 마음을 열게 된 사례를 전했다. 
 

그간 상담하며 위험한 상황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은둔 청소년들은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25년간 가정방문 상담 시 위험한 상황은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70여명이 참여했고 교사와 상담사, 복지사를 비롯해 은둔 자녀를 둔 부모와 은둔 청년 당사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사진=양하늘 기자]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70여명이 참여했고 교사와 상담사, 복지사를 비롯해 은둔 자녀를 둔 부모와 은둔 청년 당사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사진=양하늘 기자]

학교 교사가 가정방문을 할 경우,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선생님과 관계가 좋아지면 학교도 무서워지지 않게 된다”고 말해 은둔형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했다. 

더불어 교사의 인식 속에 부등교 학생을 방문한다는 생각보다는 “아이가 있는 곳을 이동 교실 또는 학교의 분교라 생각하고 가정방문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참석한 패널들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과 함께 발표 내용에 공감하며 실제 사례를 통한 배움의 시간을 갖기 위해 집중했다.

70여명이 참여한 이날 포럼에는 지엘청소년연구재단에서 실시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은둔고수 2기 은둔 청년이 패널로 참여해 자신의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은둔고수 프로그램은 지엘청소년연구재단에서 진행하는 내용으로 은둔 당사자들이 훈련을 받아 가정방문을 요청하는 곳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엘 별청년 프로그램 참여자였던 나인채 씨는 은둔고수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을 전했다. 나씨는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보게되면서 약간의 위로를 느꼈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지금까지 문제 삼았던 것들을 정리하게 됐고, 내가 집에만 있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 윤철경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최연수 오금청소년센터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일본 개선숙교육상담연구소 후지사키 소장의 발표에 이어 김경인 대전 하기중 위클래스 실무자, 박필린 포항 꿈드림센터 실무자, 송미화 서울 월계중 교육복지사, 이현욱 지엘 천개의별 부모멘토, 나인채 지엘 별청년 프로그램 참여자가 패널로 나섰다. [사진=양하늘 기자]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 윤철경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최연수 오금청소년센터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일본 개선숙교육상담연구소 후지사키 소장의 발표에 이어 김경인 대전 하기중 위클래스 실무자, 박필린 포항 꿈드림센터 실무자, 송미화 서울 월계중 교육복지사, 이현욱 지엘 천개의별 부모멘토, 나인채 지엘 별청년 프로그램 참여자가 패널로 나섰다. [사진=양하늘 기자]

윤 박사는 포럼 주제와 관련 “부모가 현장에서 한계를 느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이 가정방문 상담”이라며 “전문화된 인력에 대해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갈 수 있는 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문상담을 주제로 좀 더 체계적으로 현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학교와 학교 밖 기관과의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후지사키 소장과 더불어 한일간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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