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07. 서울 동대문구 소재 모 편의점 스낵 진열대. 품절로 비어있는 먹태깡 자리. [사진=고문진 기자]
23.07.07. 서울 동대문구 소재 모 편의점 스낵 진열대. 품절로 비어있는 먹태깡 자리.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하루가 멀다고 먹구름 가득한 우기와 역대급 폭염을 오가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변수 많은 유통업계의 주간 이슈를 살펴본다.

◆ “물량이 없어서 발주를 못 넣어요”… 신제품 ‘먹태깡’ 공급량 30% 늘린 농심

농심의 신제품 ‘먹태깡’의 인기가 연일 핫하다.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 봉지 판매를 기록하며 없어서 못 파는 한정판 과자가 되어버렸다. 이에 지난 5일 농심 측은 다음 주부터 생산량을 30% 늘린다고 밝혔다.

취재차 서울 동대문구 일대 편의점 23곳을 돌아본 결과 모든 매장에서 먹태깡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의 “먹태깡 구매 가능할까요” 라는 질문에 “팔고 싶어도 없어서 못 팔아요”라는 답변이 공통적이었다.

 

(왼쪽)GS25 ‘많이 검색되는 단어’ 1위에 랭크된 먹태깡. (가운데)인근 CU 매장 모든 곳에 먹태깡 수량은 ‘0’으로 검색된다. (오른쪽)세븐일레븐 어플에서 먹태깡을 검색했을 때 수량이 ‘3’으로 뜨는 곳이 있어 바로 방문했으나, “연일 품절 사태로 전산상 오류가 생겨 수량 변경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사진=각 사 화면 캡쳐]
(왼쪽)GS25 ‘많이 검색되는 단어’ 1위에 랭크된 먹태깡. (가운데)인근 CU 매장 모든 곳에 먹태깡 수량은 ‘0’으로 검색된다. (오른쪽)세븐일레븐 어플에서 먹태깡을 검색했을 때 수량이 ‘3’으로 뜨는 곳이 있어 바로 방문했으나, “연일 품절 사태로 전산상 오류가 생겨 수량 변경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사진=각 사 화면 캡쳐]

편의점 점주 A씨는 “우리는 (가게가) 골목에 있어서 전체적인 발주량이 크지 않은데, 먹태깡은 딱 한 번 들어오고 이후로 발주 중단돼서 팔고 싶어도 주문 자체가 안 된다”라며 “예전에 허니버터칩처럼 하루에도 수십 명이 와서 물건 들어왔는지 물어보러 온다”고 말했다.

실제 먹태깡 품절현상에 대해 온·오프라인상에서 ‘허니버터칩 사태를 연상케 한다’는 여론이 많다. 모 커뮤니티에는 “대학 시절 인근 편의점에 가서 주인아저씨에게 조용히 ‘허니?’를 외치면 카운터 밑에 숨겨둔 허니버터칩을 꺼내주셨었는데, 이제는 ‘먹태?’를 외쳐야 하나”라는 재미난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면은 초반에 생각 이상으로 잘 팔려 기업에서 준비했던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편의점 직원 B씨는 “마지막 발주가 3일 전이었는데 물건 도착하자마자 어떤 손님이 진열된 거 다 구매해갔다”며 “그 손님한테 어떻게 바로 왔냐고 물으니 어플 통해서 체크하고 있다가 구매 가능한 수량 뜨자마자 찾아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점주 D씨는 “여기 매장 하루 평균 방문자가 600~700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절반 이상이 먹태깡 들어왔는지를 물어본다”며 “정말 팔고 싶어도 발주 자체를 넣을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루 수백 번 한다”며 발주 가능한 예상 일자가 뜬 핸드폰 화면을 보여줬다.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초반 김 씨(여)는 “먹태깡 출시했던 첫날에 아무 생각 없이 신제품 궁금해서 온라인으로 장 보면서 한 봉지 사뒀는데 가족들이 먼저 먹어버려서 입도 못 댔다”며 “편의점 어플 통해서 확인하니 여기 남은 수량 있다고 해서 온 건데 전산 오류라 잘못된 정보라는 말만 듣고 돌아가게 생겼다”고 허탈해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먹태깡. [사진=당근마켓 화면 캡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먹태깡. [사진=당근마켓 화면 캡쳐]

먹태깡을 향한 뜨거운 성원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서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을 늘리는 것 이외에 시설 자체 증설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초도 생산 계획 이상으로 워낙 수요가 폭발하다 보니 우선 생산량을 늘려 원활한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다른 제품의 생산량을 조절해서 먹태깡 생산을 늘리는 등 범위 내에서 조정하고 물량을 늘리는 거지 그 이상의 설비, 라인 등을 늘리는 시설 자체 증설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먹태깡은 지난 2021년 농심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제품화된 사례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이디어를 접한 직원 대부분은 좋은 제품이 될 거라는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 기존 농심 스테디셀러 새우깡의 경우 ‘쌀’, ‘매운’, ‘블랙’ 등의 수식어가 붙은 변형 제품이 추가로 나왔는데, 먹태깡은 아직 출시 2주도 되지 않아 변형 제품 출시에 대해 계획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23.07.07. 서울 동대문구 소재 모 편의점 막걸리 코너. [사진-고문진 기자]
23.07.07. 서울 동대문구 소재 모 편의점 막걸리 코너. [사진-고문진 기자]

◆ 구매자도 판매자도 불안… 발암물질 논란, “아스파탐의 속사정”

오는 14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B군’으로 지정할 전망이 나오자, 아스파탐이 들어간 국내 유통제품에 비상이 걸렸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막걸리부터 최근 인기몰이 중인 제로음료 등에 쓰이는 첨가물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을 구분할 때 2B군은, 인체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제한되어 있고 동물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한 경우 혹은 인체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하고 동물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제한된 경우로, 결론적으로는 발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식품첨가물로 승인한 인공 감미료는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네오탐‧어드밴탐‧사카린 등 6종이며, 이중 사카린은 발암물질 3군(비발암성 물질)으로 분류돼 있다. 만약 WHO에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등록하면, 인공 감미료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스파탐의 일일허용섭취량(ADI, 체중 1㎏당 40㎎ 이하)만 지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일고 있지만, ‘발암물질’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순간부터 소비자의 인식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MSG(조미료)를 예로 들어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MSG 라는 단어에 민감한데 해외에서는 다 쓰고 있다”며 “아스파탐 역시 당장의 문제보다도 이미 ‘발암물질로 분류될 것’이라고 거론이 되고 나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거고, 설령 추후 아니라고 판명이 난다 한들 대중들은 그 결과에 대한 관심 보다 문제가 됐을 때 보이는 관심이 더 크기 때문에 이미 마케팅 적으로 무너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스파탐 관련 기사를 접한 40대 초반 주부 박 씨(여)는 “전문가들이 위험하지 않다고, 치사량을 섭취하려면 하루 얼마나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해도 이미 발암물질이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부터 사 먹는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피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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