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마트노조, 기자회견 통해서 유족 및 노조 입장 발표
중대재해로 인한 산재 처리 인정, 관련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촉구

23.07.11. 취지발언하는 마트노조 김성익 사무처장. [사진=고문진 기자]
23.07.11. 취지발언하는 마트노조 김성익 사무처장.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마트노조는 11일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기자회견을 열고, 코스트코 하남점 근로자 사망관련 유족 측의 입장 및 노동조합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코스트코 경기 하남점에서 주차장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31살(만 29세) 남성 직원이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해당 근로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근무지 한 켠에서 쉬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마트노조는 “사건의 쟁점은 이번 중대재해에 코스트코의 과실이 있는지의 여부일 것”이라며, 사측의 재해예방 조치 및 대응 태도를 지적하며 전적인 책임을 묻고,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특히 고인의 사인 관련 사건 당일과 최근 진단 결과(6월 23일)가 달라진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유족 측이 공개한 사망진단서에 따르면 사건 당일 고인의 최초 사망원인 진단은 폐색전증이었는데, 이는 병원도착 시 긴급한 상황에서 고인의 업무와 근무환경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폐색전증이 사망의 원인으로만 이해하도록 혼선을 가져오게 만들었고, 부검의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례 이후 유족들이 담당의를 찾아 고인의 업무 및 환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담당의가 혈액 검사 결과를 다시 보고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 탈수와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폐색전증의 원인으로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임이 기재된 사망진단서를 다시 받게 된 것이다.

고인은 지난달 5일부터 카트 및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사건 전날인 6월 18일 낮 최고 기온이 33.3도에 이르는 폭염특보가 발표됐을 당시 저녁 식사 이후 휴식 없이 장시간 고강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사망 이틀 전에는 방문차량이 많아 1시간 연장근로를 했는데, 고인이 동료에게 보낸 문자에 근무시간인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총 4만 3천 보를 걸었다는 기록을 보낸 것이 확인됐다.

사망 직전 3일간 폭염에 노출된 상태로 평균 22km를 걸으며 장시간 과로한 고인은 사망 당일 오후 3시와 7시경 동료직원에게 가슴 답답함을 호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져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하여 열사병 등의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적절하게 휴식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사업장에서 휴게시설까지 왕복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휴식시간의 20퍼센트를 넘지 않는 곳에 있어야 하고, 창문 등을 통해 환기가 가능해야 하며, 의자 등 휴식에 필요한 비품이 갖춰져 있어야 하고, 물품 보관 등 휴게시설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사건 당시 해당 지점은 가이드라인 미준수 근무환경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3.07.11. 규탄발언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 (강 위원장 오른편 가까운 순서대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코스트코지회 박건희 지회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주민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 [사진=고문진 기자]
23.07.11. 규탄발언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 (강 위원장 오른편 가까운 순서대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코스트코지회 박건희 지회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주민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 [사진=고문진 기자]

이에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은 “코스트코는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비용절감을 위해 쥐어짜듯 일을 시키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제때 구비하지 않아 노동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규탄하며 사측에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은 “해마다 노동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반복되는데, 제대로 된 개선이 필요하다”며 폭염에 대한 예방 수칙 시행 조치 강화 및 작업 중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유족들의 CCTV 확인 요청을 거부하는 코스트코에 대해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정부는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의 현실과는 동떨어지고 시대에 완전히 역행하는 방식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이런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지병이 없던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다가 죽었는데 왜 업무 연관성이 없는지 의문이고,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죽어간 아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원통하다”며 “회사는 지금이라도 아들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족한 인원부터 채우고 업무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줄 것을 바라며, 온열 업무 중 과다 탈수로 인한 사망을 인정하고 산재처리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오후3시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및 을지로위원회, 지역구 의원과 하남점을 방문해 현장을 돌아보고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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