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정석 시작 화면 로고. [캡처=인앱]
수확의 정석 시작 화면 로고. [캡처=인앱]

[시사프라임/박세연 기자] 당신은 전략적인 덱 구성으로 매주 할당된 빵을 만들어내야 하는 운명이다. ‘나’는 농사를 지어서, 마을 제빵소나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낚시한 물고기랑 바꾸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빵을 모으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쥐들의 방해로, 수상한 이웃의 방해로,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모아놓은 빵과 자원을 날릴 수도 있다. 과연 끝까지 버티고 '수확의 정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수확의 정석’은 2023년 1월 17일에 발매된 덱 빌딩 전략 장르의 게임이다. 기본적으로는 ‘빈 밭’을 경작하고 ‘다 자란 밭’을 수확하고, 벼를 ‘빵 굽기/빵틀’이나 ‘손절구’를 이용해 빵으로 변환해서 빵을 모은다.

한 라운드는 7일(일주일) 단위로, 매주 빵을 모아야 하는 목표가 있다. 라운드에 따라 1주에서 5주,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7주를 버텨야 한다.

같은 덱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나 같은 게임을 할 것 같지만, 특별한 것은 랜덤 이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벤트에 따라서 빵은 배로 불어나기도 하고, 운이 나쁘면 기껏 모아놓은 빵을 빼앗기거나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하기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화재’ 때문에 핵심 카드가 사라지거나 ‘무너진 벽/천장’ 때문에 ‘눈빛이 수상한 이웃’이나 ‘추위’ 카드로 덱이 오염되는 경우 시간을 뒤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오기가 생겨서 다시 한번 도전 버튼을 누르고야 마는 마성의 게임이다.

튜토리얼을 도와주고 있는 '수학 선생님' 카드 속 인물의 모습. [캡처=인앱]
튜토리얼을 도와주고 있는 '수학 선생님' 카드 속 인물의 모습. [캡처=인앱]

■ 반지하로부터 시작된 게임의 역사, 반지하게임즈

반지하게임즈는 2017년 세워진 인디게임 제작사로, 이름은 반지하 자취방에서 돈이 없어도 즐겁게 게임을 만들던 시절, 그 때의 초심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로고의 ‘ㅂ’ 자의 왼쪽 윗부분에는 계단처럼 디자인이 되어 있는데, 마치 반지하로부터 시작된 이들이 세상에 게임을 알리러 가는 출구처럼 보인다.

수확의 정석 중 반지하게임즈 로고. [캡처=인앱]
수확의 정석 중 반지하게임즈 로고. [캡처=인앱]

반지하게임즈는 병맛 감성의 ▲허언증 소개팅 ▲중고로운 평화나라과 스토리 게임인 ‘서울 2033’, 네이버 웹툰과 협업한 ▲휴거 1992 ▲덴마 유니버스 등 꾸준하게 게임을 개발해 왔다. 한국의 작은 인디게임사지만, 인터넷 방송에서 스트리밍이 되기도 하면서 게임이 인기를 얻어오기도 했다.

반지하게임즈 게임에는 저마다 독특한 스토리와 세계관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살아 있는 디테일과 특유의 개그 코드가 있어 플레이어는 즐겁게 플레이하며 점점 세계관에 몰입하게 된다.

전작인 서울 2033에서는 현질 요소가 거의 없었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쏠쏠한 농담과 흥미로운 스토리라인 덕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서울 2033 : 후원자’를 따로 구매하여 다운로드한 수가 10만 회를 넘었다.

수확의 정석에서 돋보이는 것은 귀여운 일러스트다. 사람의 표정이 점과 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친절한 이웃’과 ‘눈빛이 수상한 이웃’의 차이가 음흉한 눈빛의 차이로 그려지고 이벤트마다 다양한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랜덤으로 등장하는 이벤트 화면. 선택에 따라 비용과 결과가 달라진다. [캡처=인앱]
랜덤으로 등장하는 이벤트 화면. 선택에 따라 비용과 결과가 달라진다. [캡처=인앱]

게임 외적으로도 반지하게임즈의 공동대표 간 케미가 상당하다. 같은 고등학교 동창 세 명이 공동대표, 공동개발로 시작해서 꾸려가고 있기 때문에 매 게임 개발에서 '재미'를 놓치지 말자는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카드 종류는 인물, 동물, 음식, 도구로 나뉜다. 인물 카드도 이웃, 가족(집안 어른, 사촌 등)처럼 더 자세하게 분류된다. 카드의 분류를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손에 ‘다른 가족 카드’ 2장이 있을 때 특정 카드를 추가하는 식의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덱을 짤 때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수확의 정석은 디스코드 채널에서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고, 유저들의 아이디어로 이벤트, 유물, 업적을 새로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 유물의 경우 설명 칸에 유저의 닉네임이 적히기도 하며 아이디어가 반영된다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유저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재미 있는 인디게임을 만들고 있는 반지하게임즈. 다양한 덱 빌딩의 정석을 보여준 수확의 정석 이후에 보여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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