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및 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 13.4% 감소
7월 외식물가 5.9% 상승
흑해곡물협정 중단, 폭우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서울 회기역 인근 식당가[사진=이가현 기자]
서울 회기역 인근 식당가[사진=이가현 기자]

[시사프라임/이가현 기자]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음식 주점들의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음식점 및 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지난해 동분기에 비해 13.4% 감소했다.

음식점・주점업 소비는 코로나19의 창궐과 동시에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 2021년 4분기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다 이번 2분기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음식점・주점업 소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높아진 외식 물가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의하면 외식 물가는 5.9% 상승했다.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특히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구내식당식사비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7.8%, 가볍게 식사할 때 찾는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물가는 15.4% 올라 시민들의 부담이 커졌다. 빵, 우유, 커피의 물가도 각각 8.1%, 9.3%, 12.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는 하락했으나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에 소비자들도 지출을 줄이는 모습이다.

중랑구에 거주하는 20대 대학생 이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식당 메뉴의 가격이 기본 8천원~1만원”이라며 “밥을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알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 같다. 아껴쓰는 편인데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30만원은 금방 쓴다.”며 높아진 외식물가를 체감하고 있음을 밝혔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씨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퇴근하면 저녁을 밖에서 먹고 들어갔었는데, 요즘은 되도록이면 집에서 먹으려고 한다.”며 “주말에도 가급적이면 집에서 잘 안나가게 되는 것 같다”며 높아진 외식 물가에 음식점 방문 빈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의 상승폭은 감소했으나, 단기간에 외식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적으로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하며 그 영향으로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국내 역시 지난 7월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채소류 등 농산물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 3, 4분기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지갑문이 지금보다 더 닫힐 가능성이 높아 음식점・주점업 종사자들의 우려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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