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 개선한다던 포스코…현재까지 변화 없어

산재승인까지 2년 내외, 산재처리기간 단축해야

3년째 역학조사… 투명하게 공개‧부실조사 확인되면

노동자 참여하는 역학조사 다시 진행해야 할 것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마련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신청을 했지만 아직도 30명의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등 포스코 작업현장에서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마련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신청을 했지만 아직도 30명의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등 포스코 작업현장에서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직업암에 걸린 포스코 노동자들에 대한 신속한 산재처리, 작업환경 개선 등이 재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은 8일 포스코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마련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신청을 했지만 아직도 30명의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등 포스코 작업현장에서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업암이란 어떤 직업에 일정 기간 이상 종사하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암으로, 다루는 재료에 들어 있는 발암 물질을 장기간 접하는 것이 원인이다.

금속노조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에서 32년 동안 정비일을 해오다 폐암으로 사망한 김태학(56세, 67년생) 노동자 장례가 사망 13일만인 지난 8월 1일 치러졌다”며 “고인은 폐암으로 2021년 10월 8일 산재신청을 해 1년 9개월만인 지난 7월 5일 산쟁승인을 받았으나 병세 악화로 7월 20일 숨졌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故) 김태학씨와 같은 날 직업암 집단 산재신텅을 했던 다른 노동자 2명은 아직도 산재 처리 결과를 받지 못했고, 그중 한 명의 노동자도 올해 6월 29일 숨졌다. 또한 고인과 같이 포스코 정규직으로 입사해 분사한 롤앤롤에서 같이 일하다 폐암으로 2020년 11월 3일 숨진 노동자는 산재신청 2년 8개월만인 2023년 7월 25일에야 산재승인을 받기도 했다.

노조는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작업현장에서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점,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관리기관인 고용노동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 등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은 “보건복지부는 포스코의 작업환경과 직업암 관련 역학조사를 3년째 진행 중”이라며 “아직도 산재판정을 기다리는 30여명의 노동자가 있다. 포스코는 일하다 죽지 않고 병들지 않고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시민과 사회의 비판 등 그 어떤 것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괴물기업이 됐다”며 “포스코는 노동자의 피땀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 경영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공적책임을 부정하는 포스코와 이를 방관했던 관리기관의 책임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금속노조 손덕헌 노동안전보건위원장 역시 “포스코는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아프면 빨리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직업성질병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역학조사에 노동자가 참여해 위험성 평가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포스코의 연이은 노동장 폐암사망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긴급히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포스코의 연이은 노동장 폐암사망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긴급히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금속노조 구자겸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장은 “투병 중 회사와 싸워야 하는 어려움으로 사실상 싸움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가 이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포스코 내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관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포스코를 향해 ▲연이은 노동장 폐암사망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긴급히 직업암 및 직업성질병 재발방지 대책 마련 ▲고용노동부는 포스코가 원청으로써 안전보건확복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 처벌할 것 ▲노동부는 더 이상 포스코 노동자들이 직업암 및 직업성질별/산업재해로 사망하지 않도록 전체공정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 등 근본적 안전대책 집행할 것 ▲근로복지공단은 포스코 역학조사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고 직업암과 직업성질병의 신속한 산재처리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할 것 등을 주문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1년 산재 청문회 당시 ‘재해예방 대책 추진계획’이라며 “직업성 질병 선제적 대응 및 예방 프로세스 체계화, 직업성 질병 高위험군 직영/협력사 Co-work을 통해 건강 밀착케어, 직책자 면담 및 코칭직영/협력사 작업환경 선제적 개선을 통해 직업성 질환 발생 Zero化하겠다”고 국회에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

한편 포스코는 중대재해 산재왕국, 환경오염, 불법파견, 노동탄압, 정경유착 등으로 끊임없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최근 국내 ESG 평가 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 이를 규탄하는 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지난 7일 포스코앞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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