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유통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각 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유통채널의 희비 교차가 업계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나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유통 업계에도 스며들어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이커머스 기업과 오프라인 전통 기업 사이의 경쟁 양상이 과열되며 각 사의 성적표는 단연 뜨거운 감자이다.

 

신세계 CI. [이미지제공=신세계]
신세계 CI. [이미지제공=신세계]

◆ 신세계, 백화점은 “속 빈 성장”… 지는 ‘패션’, 떠오르는 ‘면세·호텔’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496억 원으로 이는 2022년 동기간 대비 20.2% 감소한 결과이다. 매출은 16% 줄어든 1조5,759억 원, 순이익은 4.3% 떨어진 787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부진한 신세계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업계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전년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인한 결과로 보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의 이번 분기 매출은 6,2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소폭 상승하며 10분기 연속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에 따른 판관비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23.9% 감소한 921억 원에 그쳤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는 매출은 4,851억 원으로 40.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02억 원으로 40.1% 급증했다. 이는 개별 여행객 점유율 확대와 중국의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인하 영향 등에 의한 결과이다.

신세계센트럴시티 역시 여행 수요 회복으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5.9% 증가한 891억 원, 영업이익은 33.8% 증가한 87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3,3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줄었고, 영업이익은 52.5% 급감한 184억 원에 그쳤다. 해외 판권 브랜드와의 계약 종료에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받은 신세계까사는 18.8% 감소한 551억 원의 매출액, 5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사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여 하반기 패션·뷰티 부문에서 각각 3개 이상의 신규 수입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고,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까사 역시 기존 대표 상품의 지속 성장에 주력하면서 하반기 신규 점포 개점, 신제품 출시를 더해 영업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대신증권 유정현, 정한솔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업황은 예상대로 23년 1분기 저점을 통과했고, 면세점 손익은 해외 여행 수요 증가와 따이공 수수료율 정상화를 통해 전년 대비 뚜렷하게 개선 중이며,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까사 등의 손익은 3분기까지 매출이 크게 늘지 못하는 가운데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 축소) 현상이 불가피하지만, 이익 증가세가 둔화되었던 시점이 지난해 4분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부터 증익 가능한 구조로 실적의 전형적인 상저하고 흐름 속에 주가는 3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오픈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 홍보 이미지. [이미지제공=이마트]
지난 6월 오픈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 홍보 이미지. [이미지제공=이마트]

◆ 고전 면치 못한 이마트…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마트의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매출 7조 2,711억 원, 영업손실 5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측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SCK컴퍼니의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및 신세계 건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이익률 하락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점포 개편에 따른 비용 증가 역시 영업손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2분기 매출은 7,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4% 줄어든 364억 원으로 집계됐고, 신세계 건설은 영업이익이 -309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노브랜드 등 전문점은 수익성 위주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매출액은 작년보다 5.6% 늘어난 2,761억 원, 영업이익은 70억 증가한 108억 원을 기록했다. 노브랜드의 지속적인 호조로 앞으로도 전문점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SG닷컴의 영업이익은 222억 원 개선된 –183억 원을 기록했고, G마켓은 69억 원 개선된 –113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291억 원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는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구성을 통한 매출총이익률 향상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조선호텔 앤 리조트 역시 엔데믹에 따른 투숙률 개선에 힘입어 작년보다 71억 원 개선된 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 측은 실적공시와 더불어 7월 실적을 공개하며 하반기의 개선 여지를 부각했다. 지난 14일에 발표한 할인점의 기존점 매출은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빠른 추석으로 명절선물 사전예약판매가 일부 포함됐던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도 더 높은 기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이마트의 K-IFRS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은 당사 추정치 및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고, 온라인 자회사들의 적자 개선에도 연결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손실 기록 및 할인점 주요 점포 폐점과 에너지 비용 상승 영향으로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온라인 자회사들의 손익 개선은 고무적이었는데, 하반기에도 광고 고도화를 통한 광고 수익 확대 및 일회성 프로모션 축소 등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을 전망하고, 올해 7~8월 할인점의 회복세 및 하반기 SCK컴퍼니의 베이스가 낮은 점은 긍정적이나, 구조적 실적 개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애널리스트는 “할인점과 건설의 실적 부진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였고, 주가를 이끌 모멘텀이 강하진 않지만, 동사가 하반기 높은 기저에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고 또한 향후 이커머스 산업 반등 시, 동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개선되던 할인점의 GPM은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작업으로 인해 전년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며, 높은 기저에도 자신감을 내비친 이마트 지난해 하반기 High single 수준의 기존점성장률 기저에도 불구하고 동사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증익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라며 “관건은 건설의 실적 부진을 별도법인의 실적으로 상쇄해줄 수 있는가에 달려있고,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하반기의 높은 기저를 뚫어낼 수 있다는 전망이며, 탑라인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상황에서 정체된 GPM의 개선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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