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요즘 성수동이 ‘핫’하다. 서울 성동구에 속한 성수동 1가와 성수동 2가를 포함하는 곳으로 흔히 ‘뚝섬’으로 통용되며, 왕십리와 한양대 일대, 건대 중간에 위치해 두 생활권의 연결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조금만 발품만 팔면 건대입구역에서 성수역 쪽으로 나갈 수 있으니 “성수에 밀려 건대 상권이 시들해졌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성수를 ‘핫’한 곳으로 만들었을까. 그 궁금증을 안고 ‘핫’하다는 성수동을 찾았다.

◆ 경공업 공장 지역에서 핫플레이스로

성수동이 MZ세대가 사랑하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은 팝업스토어(임시매장)의 영향이 한몫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만날 수 있는 팝업스토어는 사회적 가치, 여러 개성과 뜻이 담긴 소비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고 트렌드에 빨라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사실 성수동은 저층 경공업 공장들이 밀집돼 있고 체계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못해 어수선한 곳이었다. 이런 곳이 2010년대 접어들면서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하더니 작년 기준 서울에서 지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 중 하나가 됐다. 더불어 젊은 층의 소비가 높은 곳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성수동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수제화’ 거리다. 그만큼 이곳엔 자동차 공업소를 비롯해 수제화공장들이 밀집돼 있는 공업지역이었다. 성수역에 내리자마자 역사 안에서도 수제화를 파는 가게가 입점해 있으며, 2번 출구 밖에는 수제화거리라는 표지판도 서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런 성수동의 특징이 지금의 성수동의 트렌드를 만든 뼈대가 됐다. 성수동에 공장 형태의 건물들이 많다 보니 이들 건물이 갖는 외형의 느낌은 그대로 살려둔 채 리모델링해 카페나 갤러리를 만들어 젊은 층의 유입량을 늘렸다.

그렇게 성수동 일대가 ‘성수동’만의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기업이나 스타트업, 각종 브랜드 등 많은 자본들이 들어오게 되고 덩달아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거리가 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성수역 인근에서 지난 4월 거래된 한 건물이 평당 1억 4000에 거래될 정도라고 하며, 공실률도 거의 없다고 하니 핫한 상권으로 불릴 만하다.

◆ MZ세대, 취향 저격 

기업이나 스타트업, 카페 등 많은 자본이 성수동에 들어오더니 최근(작년)에는 ‘디올 성수(팝업 스토어)’가 들어서면서 성수동을 더욱 핫한 거리로 만들고 있다. 더욱이 매장 건물 자체가 마치 하나의 오브제를 보는 것처럼 독특해 하나의 관광 거리처럼 느껴질 정도다. 참고로 ‘디올 성수’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디올 성수’ 앞에는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는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언제나 분주하다. 그만큼 랜드마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디올 성수’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내부 공사 중이라 밖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성수동은 상권으로서의 입지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 성수역, 뚝섬역, 서울숲역 등이 모두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는 것도 각종 사옥이나 자본이 성수동으로 들어오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성수대교를 넘어가면 압구정동으로 갈 수 있으니 강남과의 접근성도 좋다.

뿐만 아니다. 공장형 건물들이 많고 용적률도 좋게 나와 리모델링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공장형태의 외관에 세련된 내부,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의 건물과 팝업스토어 등 성수동이 핫한 이유는 많다.

이날 성수동을 찾은 직장인 A씨는 “일 때문에 한 달에 2번 정도는 성수역 인근에 온다”며 “그때마다 독특한 카페나 팝업 매장을 찾아 잠깐씩 둘러보게 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일이 있어 성수동을 찾았다는 직장인 B씨는 “수제화거리로만 알았는데 공장형 카페도 많고 젊은 사람들도 많아 놀랐다”며 “저도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는데 트렌드에 뒤쳐진 것 같다. 날 좋은 주말에 시간 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취재를 핑계 삼아 ‘핫’한 성수동 일대를 둘러보니 갈 곳도 많고, 먹어야 할 것도 많고, 사야 할 것도 많은 것 같은 곳이다.

습한 날씨로 더욱 무덥게 느껴지던 때 도어투성수에서 21일부터 2주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 ‘하이볼릭 라벨5’ 앞을 지나게 됐다. 호기심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하이볼 유니버스를 표현한 내부와 포토존, 전문 바텐더가 타주는 라벨5 하이볼, 갓챠머신 이벤트 등이 준비돼 있었다.

평일 오후임에도 성수역 4번 출구에서 뚝섬역까지 이어지는 연무장길을 비롯한 성수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잠시 머리를 식히러 나온 주변 직장인, 대학생 등 젊은 층이 확실히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각양각색의 상품이 팝업스토어를 통해 짧은 간격으로 새롭게 선보이니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