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상반기 당기순이익 14.1조원 전년比 43.9% 증가
은행연합회, 은행권 대출 3배 늘었지만 번 돈 제자리 걸음 ‘이자장사’ 비판
ROE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 지적에 금감원,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금융감독원 모습. [사진=시사프라임DB]
금융감독원 모습. [사진=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내은행이 이처럼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은행연합회는 수익성이 10조원대 머물고 있고, 주요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자 장사’라는 비판에 반박했다. 특히,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금감원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오히려 은행연합회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2분기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역대 최대 수준 규모다. 이에 따라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작년 동기(9조8000억원) 대비 43.9% 증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한화오션(舊대조양) 관련 거액 충당금 환입(1.0조원) 등 비경상적요인으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상반기 당기순이익(11조40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작년 같은 기간 보다 20.9% 증가한 규모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6.6조원, 0.9조원, 0.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10.5%, 277.2% 증가했다.

이자이익을 보면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6.2조원) 대비 12.2% 증가했다. 이는 순이자마진 증가 영향으로 풀이되다. 1분기(1.68%)에 이어 2분기 역시 1.67%를 기록하며, 상반기 이자마진은 1.67%로 지난해 같은 기간(1.56%) 보다 0.12%p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규모는 이자이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000억원) 대비 122.1%(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상반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

은행연합회 사옥.  [사진=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사옥. [사진=은행연합회]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은행권은 ‘엄살’을 부리는 모습이다. 이날 ‘은행산업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서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6조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며 “은행의 대출은 3배 늘었는데, 버는 돈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은행의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2011년 한국 10.3%, 미국 7.9%),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분기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70%)은 전분기(11.07%) 대비 0.37%p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만 놓고 보면 ROE는 10.88%로 전년 동기(8.09%) 대비 2.61%p 상승했지만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 기준 ROE는 9.46%로 1.24%p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측에서 제시한 국내은행의 지난 10년간(2013~2022년) ROE는 연 평균 5.2%이다. 같은 기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의 ROE 연 평균은 각각 10.2%, 16.8%, 10.8% 이다.

금감원은 ROE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대형은행이나 지역의 작은 은행까지 포함된 기준인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비교 기준이 달라진다”며 “(국내은행의 최근 ROE는)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서 크게 낮지 않은 수준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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