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점포 최근 3년 간 17.2% 감소
지방은행도 점포 13.7%↓…비대면 영업 강화
유통업계, 대형마트 중심으로 매장 축소
”의뮤휴업제 폐지 되면 매출 늘고 매장 유지할 것”

22. 11. 14.  국민은행 지점에서 노년층이 창구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시나 기자]
22. 11. 14. 국민은행 지점에서 노년층이 창구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펜데믹 영향에서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온라인 비대면 흐름 속 금융권, 유통업계는 점포 축소·통페합 등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매출 하락과 연결되거나 고객의 발걸음이 줄자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 축소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경우 점포 축소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지만 유통업계는 의무휴업 폐지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금융권, 공격적인 점포 축소…최근 3년 간 900개 육박

15일 본지가 금융권과 유통업계 취재를 종합해보면 금융권은 익명을 전제로 온라인 비대면 영업이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이 줄어든 점포를 중심으로 축소에 나설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다만, 고령층 고객 방문이 많은 지점은 축소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3월~2023년 6월 까지 최근 3년 간 국내 은행 점포(지점, 출장소 포함)는 892개(13.4%) 줄었다.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는 5740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급격하게 점포가 줄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시중은행의 점포 축소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최근 3년 간 806개(17.2%) 축소됐다. 작년 말 3081개였던 점포는 6월 2905개로 줄면서 3000개가 붕괴됐다. 다만, 출장소의 경우, 작년 말까지 349개 축소되다 올해 3월 말 기준 364개 늘었다.

지방은행도 점포 축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128개(13.7%) 줄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804개를 운영 중이다.

금융권에서 점포 축소에 나선 것은 비대면 영업 강화로 인한 비용 효율화에 있다. 고객이 빠르게 온라인 비대면으로 옮겨가면서 점포 방문객이 줄다 보니 큰 점포를 운영하는 이유가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은 규모의 출장소를 운영하거나 ATM 등 자동화기기 설치로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지면서 고령층의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고령층의 경우 은행 창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편안함과 안전성을 이유로 꼽는다.

고령층 고객 비중이 많은 제기동 OO은행 지점을 방문한 전영준(남·71세)씨는 “스마트폰으로 소액의 송금 등 손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대출 등 여러 서류가 필요한 경우, 너무 복잡해 은행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혹시나 비대면으로 하다가 실수할 수 있어 은행 창구에 오면 안심이 든다”고 말했다.

일단, 고령층 방문객이 많은 지점은 당장은 축소 계획은 없어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고령층의 경우 자산도 많고, 사회 약자 보호 차원에서도 지점 축소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점포 축소는 계속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서 “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당장 은행에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대면 영업 하는 점포를 축소하고, ATM 및 모바일 뱅킹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계속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산이 많은 고령층이 집중된 지역은 무인시스템을 만들어도 유인책이 없다 보니 점포를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영업측면서 수익성이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사진. 여러 PB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 김주원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사진. 여러 PB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 김주원 기자)

◆대형마트, 비용 효율화에 폐점 매장 규모 축소

점포 축소는 비단 금융권만 해당사항이 아니다. 유통업계도 코로나19 사태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실적 악화에 허덕이면서 비용 효율화에 나서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포를 폐쇄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통폐합 하는 방식으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마트는 2019년 새일앤리스백 형식으로 13개 매장, 2020년 마곡 부지, 2021년 가양점 매각에 이어 22년이나 명맥을 이어왔던 성수점도 영업 종료에 나서며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했다. 지난해 말 159개 매장은 6월 말 기준 3개가 축소된 156개 이다.

롯데쇼핑 역시 할인점 축소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125개 할인점은 지난해 말 기준 2022년 말 기준 111개로 3년 간 14개를 폐점했다

홈플러스도 점포를 매각하거나 매장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홈플러스는 2020년 경기 안산점을 시작으로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부산 가야점, 대전 동대전점, 부산 연산점, 부산 해운대점, 대구 내당점 등 20여 개 점포를 매각했다. 인수대금을 갚는 명목으로 매각한 이유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앱을 통한 배송 주문이 늘면서 자연스레 오프라인 매장 발길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 되려면 한달에 두 번 매장 문을 닫는 의무휴업일을 폐지해야 하는 주장이 나온다.

이정규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경기가 안 좋아지면 소비자들이 가격 탄력적이 되니까 저가에 물품을 구매하는 온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 규모가 축소되거나 폐점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의무휴업이 폐지가 되면 영업일수가 늘어날 거고 대면 채널이 강한 유통은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면 매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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