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이가현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양종희 회장 내정자를 두고 “은행과 비은행 양날개를 잘 조종하고 운행할 수 있는 CEO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퇴임을 앞둔 윤 회장은 25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험도 풍부하고 저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은행 부분에도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은 계주와 비슷하다. 지금은 트랙을 약간 앞서는 정도이지만 더 속도를 내서 반바퀴, 한바퀴 더 앞서가는 KB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어 “양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임기 기간 회상하며 리딩뱅크에 우뚝서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처음 취임했을 당시에는 KB금융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아 축하보다는 오히려 걱정을 많이 받았던 시기였다.”며 “직원들의 자긍심과 고객들의 신뢰회복,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회복을 우선시 했었다.”고 했다. 또 “취임 후 3년도 되지 않아 1위 뱅크로 회복되었고 비은행 부문 역시 KB금융의 성장 엔진이 되어 더 힘차게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임 이후 후반 3년은 단단한 경영 승계 절차를 갖추고자 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모범적인 회장추천과정을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임기가 약 2달 남았는데 남은 기간동안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한 “KB를 상징하는 노란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KB는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다”며 은퇴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 회장은 “첫 취임 당시 KB를 경쟁력을 가진 금융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KB국민은행을 3년 안에 리딩뱅크로 돌아가게 하겠다. 그 다음 3년은 KB금융을 리딩금융으로 만들겠다. 또 그 다음 3년은 아시아의 선두 금융그룹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9년을 돌아보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고, 리딩금융으로 복귀했다는 게 가장 보람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리딩금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어 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 문제는 개별 금융사로서는 해결할 수 없기에 정책당국과 시장이 고민하고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KB금융의 세계 20위권 도약과 관련해선 “자본을 현재 수준의 2.5배는 늘려야 한다. 이에 있어 불리한 점으로 한국은 해외에 비해 수수료 수익 기반이 취약하다”며 “계산 결과 계좌 유지 수수료만 도입해도 비이자수익이 10% 증가한다”고 했다.

KB부코핀은행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빠른 속도로 부실 채권을 정리하고 기존 전산시스템을 선진 전산시스템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에 지연이 있었지만 코로나가 풀리며 빠르게 작업해가고 있다. IT 시스템은 내년 6월쯤이면 정리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를 세컨드 마더 마켓으로 보고 있다. 영업 체계를 재정비해 기존 부코핀의 강점을 살리고 디지털을 보강해 디지털에 강점을 가진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해서는 “기업의 상황, 업종의 특성,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지배구조는 사실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각 기업에 따라 체질에 맞는 문화에 맞는 고유의 것들을 개발하고 육성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CEO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재임 기간 중 좋은 성과를 내고 성과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며 두번째는 본인의 뒤를 이어 좋은 CEO가 나와 본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연히 취임 초기부터 회장 육성 프로그램을 이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며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퇴임에 대한 뜻을 굳힌 시기에 대해서는 “3연임을 하게 된 시점에서부터 생각하던 것”이라며 “미리 결정해두고 그 시기가 되면 그대로 실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퇴임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한 바가 없다”며 “임기가 2개월 남았으니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