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일본 대사관, 영사관 앞에서 동시 다발 기자회견 진행
노조, ▲위장폐업 철회 ▲고용승계 요구

23.09.26. 당사자 발언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유성화 사무장. [사진=고문진 기자]
23.09.26. 당사자 발언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유성화 사무장.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닛토 자본은 한국옵티칼에 220억을 투자하고 18년간 총 6조 3천억을 자국으로 빼돌렸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을 챙기고 화재를 이유로 한 달 만에 폐업을 한 게 먹튀 아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닛토덴코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먹튀 사태”에 대해 일본 정부에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같은 시간 부산 동구 일본 영사관 앞에서도 동일 내용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일본 기업 닛토덴코는 2003년 구미 4공단에 3만 평의 땅을 무상으로 임대받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설립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화재가 발생했고, 닛토덴코는 화재를 이유로 구미 공장을 청산했다.

이에 노조는 “겉으로는 화재를 핑계로 삼지만, 닛토덴코의 폐업은 명확히 계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옵티칼이 설립 이래 18년간 LG디스플레이에 LCD용 편광필름을 납품해왔는데, 해당 거래처를 두고 일방적 청산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역시나 닛토덴코는 구미 공장 생산물량을 평택에 있는 한국니토옵티칼로 빼돌려 생산했고, 그 공장에 30명을 신규채용하기까지했다”며 “구미공장 13명의 노동자는 지금도 공장을 지키며 위장폐업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와중에, 닛토덴코는 이들을 상대로 손배가압류와 단전·단수, 굴삭기와 크레인 등을 동원한 물리적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옵티칼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이유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소속 노동자 5명에 제기한 채권가압류에 대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이 이를 인용하였고, 1인당 4,000만 원, 총 2억 원에 대한 가압류가 결정됐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작년 10월 화재 이후 보험회사로부터 천억이 넘는 보상을 받았기에 당연히 공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부도덕한 청산 결정으로 13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공장 밖으로 쫓겨났다”며 “공장 정상화와 고용승계 요구를 위해 1년 가까이 투쟁 중인 남은 13명의 노동자에 대해 닛토가 고용 보장을 못 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며 일갈했다.

연대사를 맡은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법정 스님은 “닛토는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국민의 세금으로 투지 무상 임대, 법인세 그리고 취득세 감면 등의 많은 혜택을 받아 챙기고 수익의 대부분을 자국으로 가져갔지만, 화재 한 달 만에 청산 절차를 밟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며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억울해 울분을 토하지만, 회사는 외면하고 정부 역시 외국 자본의 눈치를 보며 수수방관하고 있어 이렇게 일본 대사관 앞까지 와서 책임을 외치는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유성화 사무장은 “인적자원을 소중히 여긴다는 기업이 한 달 만에 청산을 결정하고, 노동자에게 위로금이나 받으라 협박하며 강제퇴직시키고, 쌍둥이 같은 자회사에 물량을 빼돌리며 남은 13명의 고용은 철저히 배제했다”며 “이런 행위야말로 일본 정부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위장폐업과 먹튀 사태 해결에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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